서울대, 학과제 선발 부활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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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학부·계열별로 신입생을 모집해온 서울대가 ‘학과별 모집 방식으로 복귀할 것인가’를 두고 논의에 들어간다.

서울대는 24일 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공과·농업생명과학·사범·생활과학대학 등 7개 단과대의 신입생 선발 방식 변경 범위와 방식을 놓고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명환 교무처장은 “기존 학부제 선발과 학과제 선발, 혹은 절충식 선발 등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올 상반기까지 모집단위 변경에 대한 목표를 세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 구체적 방향이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인문대를 비롯한 서울대 7개 단과대는 지난해 6월 신입생 선발 방식 변경과 관련한 건의서를 대학본부에 제출했다. 사회대는 인류·지리학과군과 정치·외교학과군을 제외한 모든 학과가 개별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자연대는 수리과학부·통계학과군을 수리과학부와 통계학과로, 사범대는 외국어교육계열 등으로 2개씩 묶인 모집단위를 학과별로 분리해 달라고 각각 요청했다. 공대는 공학계열과 전기공학부·컴퓨터공학부군을 해체해 학과별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기계항공학부를 기계학과와 항공우주공학부로 나누며 생활과학대는 소비자아동학부와 의류·식품영양학과군을 4개 과로 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농업생명과학대 역시 전공별로 신입생을 따로 뽑게 해 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으며, 인문대는 학과별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나머지 정원을 광역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단과대의 요구가 모두 실현될 것 같지는 않다. 임경훈 교무부처장은 “단과대는 학과제 선발로 전환할 것을 건의한 상태지만, 일선 교수들 중에는 지금의 학부제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보는 이도 적지 않다”며 “여름께 입시 모집단위가 확정될 때까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따라서 서울대의 모집 단위가 2011학년도 입시부터 크게 변화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 처장은 “변화되더라도 조금씩, 단계적 접근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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