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조경환 결승타, 롯데 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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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그들은 막판에 몰릴수록 강해지는 힘을 지녔다.

최후의 순간 절벽에서 기어 올라오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고 남들이 "끝났다" 고 말하는 순간에도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을 지녔다.

'근성의 롯데' 가 준플레이오프의 시계를 원점으로 돌리고 승부를 3차전으로 몰고 갔다.

롯데는 15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4 - 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1승1패를 기록했다.

이제 양팀은 수원행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고 17일 잠실에서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롯데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상대로 몇번의 위기를 맞으면서도 승부를 뒤집었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롯데는 0 - 2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초 선두 마해영이 삼성 마무리 투수 임창용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뽑으면서 대 역전극의 서막을 열었다.

1사후 박정태의 빗맞은 안타가 이어졌고 손인호의 우전 적시타로 마해영이 홈을 밟아 1점을 따라붙었다.

계속된 1사 1, 2루에서 박현승이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최후의 순간 최기문의 유격수 내야 안타가 이어졌고 대주자 조성환이 날렵하게 홈까지 파고들어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사기가 오른 롯데는 연장 10회초 김응국의 우전 안타와 마해영의 볼넷에 이어 조경환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작렬,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롯데 주형광은 승리투수가 됐고 마무리 강상수는 4 - 2의 리드를 안은 10회말 등판, 세타자를 깨끗이 돌려세워 승리의 뒷문을 닫았다.

삼성은 지난 14일 마산 1차전에서 9회초에 터진 이승엽의 결승 투런 홈런으로 먼저 1승을 올렸으나 이날 다잡았던 승리를 뒷심 부족으로 놓치고 말았다.

대구〓이태일.최민우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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