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여성3인 아마존탐사 20부로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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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지구의 허파' 로 불리는 아마존 일대. 20~30대 여성 셋이 아마존의 광활한 밀림지역을 2개월 동안 탐사하고 돌아왔다.

주인공은 방송작가 김예경(39).치과의사 정은형(32).무용 전공 대학생 전주원(22)씨. 세 명 모두 미혼이다.지난 7월 하순부터 9월 말까지 아마존 유역을 따라 7천㎞를 답사했다.

1991년 SBS 취재팀이 아마존 6부작 특집을 방영한 적이 있긴 하지만 이들은 아마존 최후의 원시부족으로 불리는 야노마미족을 국내 처음으로 찾아가는 성과를 올렸다.한국여성이 아마존을 탐험한 것도 물론 처음이다.

지난 14일 만난 이 겁없는 처녀들의 온몸은 벌레에 물린 상처투성이다.아직도 가려운지 대화 도중 가끔 여기저기를 긁적인다.

그들은 왜 그 멀리 아마존까지 떠나야 했을까. 대장격인 김예경씨가 답했다.

"왜 있잖아요. 한국 여성은 세상을 보는 안목이 좁아요. 자신과 가족 외에는 관심이 별로 없죠. 하지만 눈을 조금 돌리면 무한한 세계가 펼쳐집니다.그리고 일단 떠나 보면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

탐사는 고행 자체였다.아마존 양대 줄기의 하나인 리오 네그로의 발원지(베네수엘라.콜롬비아 국경)에서 시작해 대서양 연안까지 말 그대로 몸을 던지며 여행했다.

비행기.배.트럭.버스 등 교통수단이란 수단은 총동원했다.잠은 해먹(나무에 달아매는 그물침대)에서, 식사는 이것 저것 섞어가며 그럭저럭 해결했다.

그렇다면 성과는.

그들은 먼저 아마존 인디오를 생생한 화면에 잡았다는 점을 자랑한다.큰 욕심없이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원시부족의 일상을 밀착 취재했다.하지만 아마존의 순수성도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은형씨의 설명. "일례로 아마존의 정글도시인 상가브리엘엔 알콜중독자가 많습니다.돈맛을 알게 됐으나 많은 돈을 만질 수 없는 상황에서 빚어진 일종의 자포자기죠. "

심각한 환경파괴도 목격했다.주로 인적이 있는 곳을 탐사한 까닭도 있었지만 원숭이 한마리 볼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더 깊숙한 밀림으로 들어가야 아마존 생태계를 제대로 구경할 수 있다는 것.

그래도 세계에서 가장 큰 물고기로 분류되는 멸종위기의 피라루쿠(보통 2~5m) 등 아마존에 서식하는 희귀 동.식물의 생태를 카메라로 잡는데 성공했다.

"아마존 인디오들은 여성의 생활력이 더 강해요. 식량.땔감 구하기도 모두 여자 몫이죠. 세상에 갈 수 없는 곳은 없다, 할 수 없는 것은 없다는 자신감이 생긴 게 가장 큰 소득이겠죠. " 일제히 까르르 웃는다.

이들의 아마존 대탐사는 오는 19일부터 매주 목.금요일 아침 SBS '출발 모닝 와이드' 에서 20부에 걸쳐 소개된다.

글=박정호.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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