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 폐기물 무더기 쏟아져 '골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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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인천시 서구 가좌동~경서동을 연결하는 도로개설 현장에 폐기물이 매립된 채 무더기로 발견돼 공사가 3개월째 중단되고 있다.

인천시 종합건설본부는 폐기물의 종류 및 매립량 등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나 수십억원에 이르는 처리비용 때문에 이를 치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03년말 완공예정인 도로공사가 최소 6개월 정도는 늦어질 전망이다.

이 도로는 길이 6.7㎞, 폭 40m 규모이며 종합건설본부가 지난 1998년 7백10억여원의 예산으로 착공했다.

◇ 현장=폐기물이 발견된 것은 지난 8월 초. 도로개설 구간의 중간지점인 서구 석남동 223 일대에서 포크레인으로 굴착공사를 하던 중 20만t 가량의 폐기물이 침출수와 함께 쏟아져 나왔다.

폐기물은 일반 쓰레기와 특정 산업폐기물 등이 뒤섞인 것으로 악취가 너무 심해 현장에 접근하기조차 힘들 지경이다.

건설본부측은 계속 나오는 폐기물을 다른 곳으로 치우지 못한채 현장에 쌓아두고 있다. 굴착할때마다 작은 호수가 생길 정도로 침출수가 뿜어져 나와 주변 수질과 토양이 심하게 오염된 것으로 보인다.

주민 윤영식(尹榮植.58)씨는 "수백m 떨어진 곳까지 악취가 풍겨 코를 막고 다닌다" 고 말했다. 문제의 구간은 20여년전 사설매립장이어서 공사가 진행될수록 폐기물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 처리가 왜 지연되나=건설본부는 폐기물 검사결과 환경에 무해한 일반 건축폐기물로 밝혀졌다며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건축폐기물로 반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현장조사를 벌인 수도권매립지 주민대책위는 "시료 채취 결과 건축폐기물이 아닌 특정 산업폐기물로 보인다" 고 반박했다.

매립지공사측도 "특정 산업폐기물 등이 섞인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며 "건설본부가 이를 건축폐기물로 분류해 반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고 밝혔다.

건설본부는 건축폐기물로 분류돼도 처리비용이 최소 20억원 이상 드는데 특정 산업폐기물로 분류될 경우 10억원 정도는 더 들어 연내 처리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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