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로펌' 접속열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경기도 부천에 사는 宋모(42)씨는 10일 법률상담 사이트인 비즈엔로(http://www.biznlaw.co.kr)에 법률 상담을 신청, 그날로 車모 변호사의 답변을 받아볼 수 있었다.

그는 집을 전세놓기로 구두로 가계약하고 2백50만원을 받았다가 본계약을 할 수 없게 됐다.

상대방이 이에 대해 책임지라고 하자 상담을 신청했다.

이에 변호사는 '가계약은 계약의 불성립도 예견하며 맺는 것이므로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는 답변을 보내왔다.

원만히 분쟁을 해결한 宋씨는 "법률적 측면에 대한 답변을 미리 받아놓아 협상에 매우 유리했다" 고 신속한 답변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인터넷을 통해 전문 변호사의 상담을 받는 인터넷 무료 법률상담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높아만 보이던 변호사 사무실 문턱이 인터넷을 통해 이처럼 낮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문을 연 오세오(http://www.oseo.com)를 시작으로 법률 상담 사이트가 경쟁적으로 개설돼 13일 현재 예스로.비즈엔로.디지털로.로시콤 등 10여개의 사이트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참여 변호사는 약 3백명. 고려대 법대도 홈페이지에 이 대학 출신 변호사 10명을 참여시켜 법률 상담을 해주고 있다.

특히 새 변호사법에 따라 변호사 1명당 연간 30시간씩 의무적으로 봉사하게 돼있는 공익활동의 범위에 인터넷 무료 법률상담 활동이 포함될 공산이 커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상담 네트워크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변협의 한 관계자는 "지방변호사회별로 짜고 있는 공익활동의 범위에 인터넷 무료 법률상담도 긍정적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이들 전문 사이트 외에 법무법인 등 로펌(대형 법률회사)들도 자체 변호사망을 활용한 인터넷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얼마전 이해완(李海完)전 서울고법 판사를 소속 변호사로 영입, 태평양의 전문 변호사들이 참여하는 법률상담 등 인터넷 사업을 전개하기로 하고 연말을 목표로 사이트 개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송희식(宋熙植)변호사는 지난 3월 인터넷회사인 로티즌(lawtizen)을 설립, 다음달 사이트 오픈을 목표로 상담 변호사를 모집 중이다.

디지털로의 한 관계자는 "하루 평균 40~50명의 네티즌이 법률상담을 의뢰해 오고 있다" 며 "인터넷 상담이 활성화하면 먼저 무료 상담을 받아보고 믿음이 가는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기는 식으로 변호사 선임 패턴이 바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무료 상담 사이트들은 일부 유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광고를 유치하는 방식 등으로 운영비를 조달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