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고수 700명 'USA 결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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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게임 경연 대회인 '월드사이버게임즈(WCG) 2004' 가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막을 올렸다. 10일까지 열리는 이 대회에는 지난해 종합우승을 차지한 독일과 2, 3위를 차지한 대만과 한국 등 모두 63개국 700여명의 대표선수가 참가해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이날 개막식에는 대회조직위원장인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 가빈 뉴섬 샌프란시스코 시장 등 각계인사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은 'Beyond the Game(게임을 넘어)'이다.

◆한국에서 나온 e-스포츠의 세계화=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출발한 e-스포츠가 처음으로 해외에서 열리는 것이다. 한국은 게임 전용 방송국(2곳)과 프로게임단이 있는 세계 유일의 나라다. 2000년 첫 대회가 열린 후 매년 국내에서만 WCG가 열렸다. 주관사인 ICM의 정흥섭 사장은 "WCG가 정보기술(IT)의 메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만큼 세계인의 '게임 올림픽'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CG는 규모도 명실상부한 국제 대회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2000년에는 참가국이 17개국에 그쳤으나 2001년 37개국, 2002년 45개국으로 늘었고, 지난 대회에서는 55개국이 참가했다.

◆러시아 등 예선부터 정부 후원=지난 8월 세계 각국에서 열린 대회 예선에는 100만명에 가까운 게이머가 참여했다. 64개국 중 러시아.싱가포르 등 22개국은 정부기관이 나서 대회를 후원했다.

e-스포츠를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한 중국은 공중파 방송인 CC-TV가 매주 국가대표 선발전을 생중계했다. 그러나 중국 선수단은 비자 문제에 걸려 정작 본선 대회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미국에선 2만명의 게이머들이 전국의 20여개 도시를 순회하며 400회 이상의 예선전을 펼쳤다. 대구에서 열린 국내 예선에도 2만명이 몰렸다.

WCG의 창립을 주도한 삼성전자는 e-스포츠가 활성화하자 시드니.아테네 올림픽 등 '오프라인' 올림픽의 공식후원 못지 않게 이 게임올림픽 후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어떤 종목이 열리나=최고 인기인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워크래프트3, 피파 2004, 언리얼 토너먼트 2004,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모두 8개 종목의 경기가 열린다. 우리나라 골프 게임 '팡야'도 시범종목으로 채택됐다. 2001년과 2002년 2연패를 거둔 한국의 성적도 관심을 모은다.

샌프란시스코=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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