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지하주차장 시너 주입 대형사고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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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날씨가 쌀쌀해졌다.

아침 출근길 지하주차장에 내려가다가 주차장 한켠에서 한 주민이 승용차에 시너(유사 휘발유)를 넣고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화재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밖에서 넣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신이나 똑바로 하라" 는 말을 듣고 아연해 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이 한번만은 아닌 듯 주변에 시너통이 여러개 널려 있었다.

대개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경우 적게는 1백여대에서 5백여대까지 주차하고 있어 불이 나면 차량마다 일정량의 유류에 불이 빠르게 번지기 때문에 자체 소방시설이나 출동하는 소방차로도 손을 쓸 수 없게 된다.

더욱이 지하주차장에 불이 나게 되면 유독가스가 지상으로 분출되면서 아파트 입주자들의 질식이 예상되고 지하 특성상 산소공급 부족에 의한 폭발, 화열에 의한 아파트 골조변형 등의 참사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런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주민 스스로 반상회 등을 통해 지하주차장에서 인화물질 취급 금지와 경비원 순찰활동 등의 적절한 화재예방 준칙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도원.대전 동부소방서 송촌파출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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