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7일 후 사망자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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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이번 겨울 들어 서울에서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날이 15일이나 됐다. 강원도 철원 지역은 영하 30도를 밑돌기도 했다.

이번과 같은 한파는 국민의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실례로 한파 뒤에는 그 후유증으로 평상시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온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입증된다.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 김지영·이대근·최병철 박사팀은 한파와 사망자 수와의 관계를 연구했다.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날이 9일이나 됐던 99년 겨울 한파 뒤 후유증이 연구 대상이었다. 1991~2004년의 13년 동안 통계청이 집계한 날짜별 평균 사망자 수와 한파 뒤 해당 일자의 사망자 수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연구 결과 한파 7~8일 뒤 평균 사망자 수를 넘어서는 ‘초과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99년 12월 20일 서울지역 최저 기온은 영하 11.3도, 그 다음 날은 영하 11.5도였다. 그해 12월 21일 서울 지역 평균 사망자는 107명으로 13년 평균 사망자 수와 동일했다. 그러나 그 다음 날부터 사망자 수가 평균치를 웃돌았다. 22일 109명(평균 103명), 23일 119명(평균 107명), 24일 127명(평균 106명)이었다. 한파 7일 뒤인 27일 사망자는 157명(평균 108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뒤로 10일 가까이 초과 사망자가 많았다.

한파 뒤 6~15일 사이에 초과 사망자가 많은 것이다. 여름철 폭염 후유증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폭염 1~3일 사이에 집중되는 것과는 비교된다. 사망 원인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층은 한파 3일 뒤, 일반 질환자는 7일 뒤, 심혈관질환자는 5~6일 뒤 그 최고치가 나타났다. 올 한파 사망자와 초과 사망자 통계는 내년 말께 조사된다. 그러나 이런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김 박사의 예상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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