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선물 ‘똘똘이’ 현종이 온 세상을 놀이터 삼아 꿈을 펼치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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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니? 지금보다 아주 작았을 때 엄마 아빠는 현종이를 ‘똘똘이’라고 불렀어. 현명하고 똑똑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아서였지. 엄마 뱃속에서 아빠가 많은 사랑을 베풀어줬단다.

똘똘이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맛있는 음식들로 영양을 공급해줬고 편안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재미있는 동화책도 읽어줬지. 그리고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따뜻하게 안아주고, 뽀뽀도 해주곤 했어. 잘생긴 아들이 나오길 기대하며 송승헌·소지섭·이병헌 사진을 아주 뚫어지게 보며 간절히 소망하기도 했지. 우리 똘똘이 덕에 엄마도 여왕 대접을 받은 아주 행복한 시간들이었단다.

2009년 1월 26일 똘똘이는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엄마에게 신호를 보냈어. 더 긴장한 건 아빠란다. 이때부터 잠을 한숨도 못 자고 얼굴은 새까맣게 변하기 시작했지. 점점 빨라지는 진통을 느낀 건 28일 오전이 되어서였어. 곧 똘똘이를 만날 수 있을 거란 예감에 부랴부랴 병원으로 향하던 중 힘을 줘서 ‘순풍’ 낳으려고 먹은 설렁탕으로 인해 엄마는 더 오랫동안 진통을 해야만 했어. 오죽하면 병원장님이 “그렇게 아픈데 밥이 넘어 가냐”면서 찬사를 보내주셨겠니. 그래도 엄마는 조금만 참으면 예쁜 똘똘이를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부풀어 모든 것이 행복하게만 느껴졌지.

무사히 똘똘이를 만났고 처음 안았을 때 너무도 사랑스런 모습에 감사눈물이 절로 흘러내렸단다. 다크 써클이 턱까지 내려온 아빠는 똘똘이 탯줄을 자르던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대.

태어나 준 자체가 우리에겐 정말 감동인 소중한 아가. 초보인 엄마 아빠에게 보란 듯이 토하고, 급소를 때리고, 침을 뱉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깨물고, 오줌을 싸고, 손가락으로 꼬집으면서 천진난만하게 웃는 현종이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

모든 것이 서툰 아빠, 엄마에게서 지난 1년…. 많이 힘들었지? 따뜻한 엄마 뱃속에서 오랫동안 편하게 지내다 나와서 뒤집고, 기고, 서고, 걷고, 그래도 항상 밝게 웃어주는 고마운 아들.

우리 아기의 눈은 밤하늘 샛별보다도 빛나고 앵두 같은 입술은 달콤하고 살결에서는 포근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져.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어디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어. 너의 앙증맞은 손으로 변기를 헤집고 입으로 빨면서 해맑게 웃을 때는 너무너무 귀여워서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었단다.

현종아! 네 안에는 값진 보물이 있단다.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나눔에서 기쁨을 알고 온 세상을 놀이터 삼아 네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이 땅에 없어선 안 될 빛과 소금 같은 아이가 되길 소망해 본다.

아들아! 네가 앞으로 어디서 무얼 하든 항상 너의 버팀목으로 언제나 현종이 너만을 위하는 엄마 아빠가 있다는 걸 잊지 말고 밝고 건강하게 자라렴.

현종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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