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과외공부방 교사들 출근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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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전 성남초등학교(동구 성남동) 6학년 구영원(13)양은 요즘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학교가 끝난뒤 날마다 들르던 집근처 '성남공부방' 에 일하던 교사가 없기 때문이다.

구양은 방과후 공부방에서 색종이접기 등 특별활동과 학습지도를 받았다.

하지만 공공근로 참여자이던 교사 3명이 지난 2일부터 나오지 않아 공부방에서 친구들과 책만 읽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구양은 "선생님이 없어 하고 싶은 공부도 못하고 있다" 며 "선생님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국회 공전으로 대전시 공공근로 사업이 중단되자 대전지역 10개 공부방을 이용하던 초.중.고생 4백50여명이 실의에 젖어있다.

대전시는 당초 국회에서 추경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37억7천만원을 배정받아 2일부터 3천여명을 대상으로 4단계 공공근로 사업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회가 열리지 않아 현재까지 남아있는 예산 7억여원으로 7백20여명만 선발, 오는 9일부터 공공근로 사업을 제한적으로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이마저 수돗물 불소화사업 등에 한정돼 있다.

이로 인해 공공근로 사업자(20여명)도움으로 저소득층 영세민이나 결손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운영되던 대전지역 공부방은 현재 개점 휴업상태다.

이들 공부방은 독지가나 사회봉사단체 등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운영돼왔다.

공부방연합회 김한섭(34.목사)회장은 "돈이 없어 학원에도 가지 못하는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해서 정치권과 정부는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한편 20여개 실업대책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회의 소속 실업자 5백여명은 5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앞에서 서둘러 실업대책 세울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국회가 열리지 않아 당면 공공근로 사업 중단과 인건비 체불 등으로 실업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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