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도·감청 장비 어떤 게 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감사원 자료에 나타난 것처럼 도.감청 장비는 갈수록 첨단화하고 있다.

1980년대 이전만 해도 검찰.경찰.국가정보원(옛 안기부) 등의 수사관들은 전화국을 직접 찾아가 감청장비와 대상자의 전화선을 연결한 뒤 하루 종일 이어폰을 끼고 녹음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엔 손톱보다 작은 수신장치나 적외선을 이용해 상대방 얘기를 엿듣는 첨단장비까지 나왔다. 스파이 영화로 유명한 '007시리즈' 에서 선보인 첨단장비가 허구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수사기관들이 가장 많이 쓰는 도청장비는 새끼손톱 절반 크기의 송신장치를 대상자의 사무실이나 집안에 던져놓고 2백m 인근에서 수신장비를 실은 자동차에서 들으면서 녹음하는 방식이다.

아파트 등에서 대상자의 창문에 적외선을 쏘아 집안의 대화내용을 듣는 시스템도 수사기관에서 즐겨 이용한다.

수신장치의 경우 비교적 싼(약 1백20만원) 일본제품이 주로 쓰이고 있는데 요즘은 개인이 구입해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팩스로 보낸 내용을 가로채 보는 팩스감청 장치도 있다.

주로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용으로 쓰여 국가기밀이나 기업전략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에선 휴대폰 주파수 감청장비도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로 이동전화 이용자를 따라다니면서 사용하는 주파수를 체크해 엿듣는 방식이다.

물론 시스템이 상당히 비싸고 주파수 체크가 쉽지 않아 일부에선 휴대폰 감청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할 정도다.

따라서 이런 장비는 일반 수사기관에선 쓰기 어렵고, 국가 최고 수사기관이 요인(VIP)을 대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

정보통신업계에선 유.무선 통신회사와 수사기관 사이를 대용량의 전용회선으로 연결해 수사요원들이 컴퓨터 전산망을 통해 누구의 전화통화도 엿들을 수 있는 시스템도 있다고 한다.

이원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