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반도체 관련 무역분쟁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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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이제 세계 어느 나라에도 D램 반도체 관련 무역분쟁은 없다.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D램에 대해 1993년부터 부과해온 반덤핑 관세를 계속 부과할 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재심 최종 판정에서 반덤핑 조치를 철회키로 하고 한국 정부와 대상업체인 현대전자에 통보했다고 지난 2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했다.

현대전자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는 반도체 관련 수입규제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었던 것이다.

이번 결정은 한국산 D램의 수입규제를 주장하며 한국 반도체 업체를 반덤핑 혐의로 제소했던 미국 마이크론사가 지난달 27일 반덤핑 조치를 철회하는 데 찬성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데 따른 것이라고 산업자원부는 밝혔다.

대신 한국과 미국의 반도체협회는 현대전자 D램에 대한 제품별 원가.국내가격 및 수출가격 자료를 수집하고, 미국 상무부가 요청할 경우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런 양해각서는 80년대 중반부터 10년동안 계속된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96년 미국과 일본 업계가 체결한 바 있다.

또 양해각서 체결 후 지금까지 미국.일본 반도체 업계는 무역분쟁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세계 반도체 업계가 반도체 산업의 번영과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분쟁으로 기업들이 힘을 빼기 보다는 상호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우호 분위기가 우세해지면서 나온 결과로 분석했다.

세계 반도체 업계는 마이크론.인텔.삼성전자.인피니온.NEC-히타치 등 5개사가 차세대 D램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지난 4월 제주도에서 열린 반도체 업계 다자간 협력체인 세계반도체협의회(WSC)총회에서는 업계가 힘을 합쳐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새로운 수요 창조와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 함께 나서자고 합의하는 등 협력 쪽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산업자원부 반도체전기과 노용석 사무관은 "세계 반도체 업계에 분쟁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반덤핑 종목에서 반도체는 제외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이번 반덤핑 조치를 철회하면서 지난 1월 1일로 소급 적용해 현대전자는 그동안 관세로 예치해 놓았던 6천만달러를 환급받게 됐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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