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월도 남북 일정 빼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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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남북한은 지난주 3차 장관급 회담에서 차기 회담 날짜를 비롯, 연말까지의 남북관계 일정을 총정리했다.

지난 6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6.15 공동선언이 나온 이후 숨가쁘게 진행돼 온 남북관계의 '숨고르기' 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대화를 이끌어 가자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따르면 10월에는 이미 합의한 실무급 회담이나 사회문화 교류.인도적 사업에 한정해 추진하고, 11월에는 장관급 회담과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에 힘을 집중하게 된다.

이와 함께 12월에는 1년 동안의 남북관계를 결산하고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내년도 일정을 준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우선 양측은 지난달 30일 교환한 이산가족 생사.주소 확인 명단 각 1백명에 대한 확인작업에 들어갔다.

남북 적십자사는 이달 안으로 확인 결과를 상대측에 통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달 초에는 제주도 국방장관 회담(9월 25~26일)합의에 따라 경의선(京義線)철도 복원과 개성~문산간 도로공사를 위한 비무장지대(DMZ)내 恝?차량.기재 반입 등과 관련한 실무협의를 한다.

이어 5일에는 남북 경협 실무접촉에서 합의, 발효한 '남북간 식량차관 제공에 관한 합의서' 에 따라 대북(對北) 식량차관 50만t의 첫 선적분인 2만t의 중국산 옥수수가 북한 남포항(南浦港)에 도착할 예정이다.

1992년 이후 8년 만에 북한 경제시찰단이 남한 산업시설 참관을 위해 5박6일 정도의 일정으로 남한을 방문하고, 백두.한라산 교차관광 합의에 따라 북측의 관광단 1백여명이 한라산을 둘러볼 예정이다.

18일에는 2차 남북 경협 실무접촉이 평양에서 열린다.

남북한이 이미 개설 원칙에 의견을 접근한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 문제도 이 자리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정상회담 - 장관급회담 - 부문별 회담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11월에 들어가면 2일부터 사흘간 서울과 평양에서 남북 각 1백명의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이 이뤄지고, 생사.주소가 확인된 각 3백명의 이산가족이 서신을 교환하게 된다.

중순에는 제2차 국방장관 회담이 이뤄져 군사 직통전화 개설 등 한반도 긴장완화 방안에 대한 협의가 시작된다.

11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북측 지역에서 열릴 4차 장관급 회담은 올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6.15 공동선언 이후의 남북관계 진전 전반을 평가하고, 2001년도 교류.협력 방안에 대한 구상을 협의하게 된다.

장관급 회담은 대북정책을 총괄하는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과 북측 전금진(全今振)내각 책임참사가 남북관계 현안을 두루 논의하면서 총론을 책임진다.

12월 5~7일에는 11월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에 이어 올해 마지막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다.

비슷한 시기에 김영남(金永南)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서울과 제주 방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金상임위원장의 방남(訪南)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내년 초 서울 답방 준비가 마무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12월 13일부터 사흘간은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3차 남북 적십자 회담이 열려 이산가족 면회소의 장소와 설치 시기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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