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11개국 돌며 25개 대회 10월엔 한국서 ‘가을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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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엔 아시아, 3월엔 미국 캘리포니아, 4월엔 자메이카, 5월엔 멕시코, 6월엔 미국 뉴욕, 7월엔 프랑스, 가을엔 한국과 중국….

미국 LPGA 투어가 월드 투어로 성장했다. 2010년 LPGA 투어는 미국·캐나다는 물론 멕시코·자메이카 등 중남미와 아시아의 한국·일본·중국·싱가포르·태국에서 열린다. 또 레이디스 유러피언 투어와 제휴, 영국·프랑스에서도 대회를 연다. LPGA 투어를 개최하는 국가는 모두 11개국이다. LPGA 선수들은 1년 투어를 하면 세계여행을 하게 되는 셈이다. 시청자들도 대회 중계를 지켜보다 보면 간접적으로 세계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올해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대회는 모두 13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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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투어 중 가장 오래된 미국 LPGA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투어다. 그러나 미국 협회에서 만든 로컬 투어라는 한계가 명확했다. 그래서 경제 불황이 몰아닥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상금이 가장 큰 LPGA 투어는 세계 최고 선수들을 끌어당겼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으로 대표되는 유럽과 박세리·신지애(미래에셋)를 앞세운 한국 선수들이다. 뛰어난 선수들이 유입되면서 LPGA 투어의 경기 수준은 훨씬 더 발전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미국 선수의 활약이 줄어들었고, 미국 내에서 인기가 다소 하락했다. 대회 수도 줄었다.

전임 LPGA 투어 커미셔너 캐럴린 비벤스는 언어 시험 등으로 외국 선수의 진입을 막는 장벽을 만들려고 시도했다. ‘LPGA 투어=미국 투어’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한국 선수들 때문에 상금과 투어 카드를 잃게 된 일부 미국 선수는 “아시아 선수들이 우리 투어를 죽인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비슷한 맥락이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언론으로부터 ‘인종 차별’ ‘국적 차별’이라는 강한 역풍을 맞고 좌초했다. 결국 비벤스는 사임해야 했다.

지금 LPGA 투어의 지향점은 180도로 바뀌었다. 미국 투어가 아니라 월드 투어로 위상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언론들은 “미셸 위 같은 미국 스타가 아니라 세계화가 LPGA를 부흥시킬 것”이라면서 변화를 지지하고 있다. 세계화는 LPGA 투어라고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남자 투어인 PGA 투어도 세계화를 시작했다. 지난해 WGC 시리즈를 중국 상하이에서 열었고 말레이시아에서 공동 인증 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LPGA 투어는 선수 구성과 대회 개최지 분포가 가장 세계화가 잘 된 투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PGA 투어는 미국에서 호황을 누려 외국으로 나갈 이유가 없었다. 반면 유러피언 투어는 아시아·호주·아프리카 등 미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 깃발을 꽂아 놨다.

LPGA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10월 셋째 주 시작되는 ‘아시안 스윙’이다. 한국의 하나은행 챔피언십, 중국의 LPGA 차이나 오픈, 일본의 미즈노 클래식으로 이어지면서 올해의 선수상 등 각종 수상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이후 멕시코에서 열리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미국에서 열리는 LPGA 투어 챔피언십을 통해 최후의 승자를 가리게 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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