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단계 고교 선택 결과, 신도림고 17대 1 … 서울고 16.4대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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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중3 학생의 14.9%는 거주지 학군 밖에 있는 고교에 진학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멀더라도 교육 환경이 좋은 학교에 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거주지 밖 학교를 지원한 학생 중 25%는 강남 학군의 고교 진학을 원했다. 또 목동·중계동 등 명문고가 있는 지역의 경쟁률도 높게 나타나는 등 지역·학교별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이런 내용의 2010학년도 고교선택제 신입생 지원 경향을 발표했다. 이 제도는 올해 처음 도입됐으며 지원 대상 학교는 196개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 중3의 14.9%인 1만3352명이 1단계에서 다른 학군의 학교로 가겠다고 지원했다. 1단계의 평균 지원 경쟁률은 4.3대 1이었다. 이 중 2700여 명이 1단계에서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게 된다. 남부 학군에 속한 구로구의 신도림고가 경쟁률 17대 1로 최고를 기록했고, 서울고(서초구)가 16.4대 1로 2위였다. 반면 경쟁률이 0.4대 1에 그친 곳이 있는 등 1단계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한 학교도 7곳이나 됐다.

강남(강남·서초) 지역과 목동(양천구)·중계동(노원구) 등 교육 여건이 좋은 학군 선호 현상은 여전했다. 강남 학군은 1단계 평균 경쟁률이 6.2대 1로 11개 학군 중 가장 높았다. 다른 학군에서 지원한 학생도 3000여 명이나 됐다. 대학 진학 성적이 좋은 고교가 많고 대치동 학원가와 가까운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분석이다.

다른 학군의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중부(종로·용산·중구) 학군이었다. 중부학군은 학생 수가 적은 구도심에 위치해 1단계 배정 비율이 다른 학군(20%)과 달리 60%여서 배정 가능성이 큰 데다 전통 있는 고교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학원가와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북부(노원·도봉구) 학군과 강서(강서·양천구) 학군도 인기였다. 북부 학군의 1단계 경쟁률은 5.5대 1, 강서 학군은 5.4대 1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다음 달 12일 배정 학교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박수련·김민상 기자

◆고교선택제=서울 지역 일반계 고교 196곳을 대상으로 중3 학생이 진학을 희망하는 학교를 선택하는 제도. 1단계에서는 학생들이 전체 고교 중 두 곳을 고르면 정원의 20%를, 2단계에서는 거주지 학군에서 두 곳을 지원하면 정원의 40%를 추첨으로 각각 선발한다.



개교 1년 신도림고 오세창 교장 “친환경 시설에 교사들 강한 의욕 덕분”

서울 196개 일반계고 중 1단계 경쟁률 17대 1로 1위를 기록한 신도림고 오세창(60) 교장은 “최고의 시설에서 최선을 다해 가르치려고 노력한 게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을 산 것 같다”고 말했다. 2009년 3월 개교한 공립 신도림고는 최첨단 컴퓨터 시설과 샤워 시설이 완비된 체육관도 있다.

-개교 1년 만에 가장 인기 있는 고교가 됐다.

“올해 신입생 정원은 250명인데 1단계에서 50명(20%)을 뽑는다. 그런데 850명이 지원했다.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에서 전국 최초로 친환경 인증을 받고, 교사의 의욕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 같다.”

-학교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특화할 것이다. 재학생을 만족시키면 계속 선호 학교가 될 수 있다.”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생각인가.

“학생들에게 ‘사교육 없이도 대학에 갈 길을 열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방과후 학교와 교과교실제, 수학·과학 중점 교육 등으로 명문고를 만들어 가겠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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