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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권 판매 『코믹 메이플스토리』 세 가지 성공 비결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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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인기 어린이 만화 『코믹 메이플스토리』의 주인공들. 도도·바우·고양이 뚱스턴(왼쪽부터)

“학교와 학원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지만, 용돈을 탈탈 털어서 산 『코믹 메이플스토리』 덕분에 스트레스가 싹 달아나요.” (고양 백석초등 3학년 황지민)

“『코믹 메이플스토리』는 나에게 웃음도 주고, 슬픔도 주는 신비하고 재미있는 책! 다음 권이 나오기만 손꼽아 기다립니다.” (경북 남산초등 6학년 송병림)

악한 괴물에 맞서 싸우는 어린이들의 모험을 그린 만화 『코믹 메이플스토리』(서울문화사·이하 ‘코메’)에 쏟아진 아이들의 찬사다. 2004년 첫 출간부터 인기를 끌며 어린이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아온 ‘코메’가 지난해 말 37권 출간으로 누적 판매량 1000만부를 돌파했다. 『와이(Why)』시리즈, 『마법천자문』 등 1000만권 이상 팔린 어린이 학습만화 시리즈는 여럿 있었지만, 오락을 주 목적으로 한 어린이 만화가 꾸준한 인기 속에 1000만부를 돌파한 것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코메’를 모르면 반에서 ‘왕따’가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작품에 대한 아이들의 충성도는 대단하다. 단순한 모험스토리의 얼개를 가진 ‘코메’가 이토록 중독성 강한 히트상품이 된 비결은 뭘까.

◆오락과 교육을 결합하라=‘드래곤볼’ ‘원피스’ 등 ‘코메’ 외에도 어린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는 모험만화는 많다. ‘코메’는 이런 만화의 홍수 속에서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흥미진진하되, 정서적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화’를 목표로 기획됐다. 만화의 오락적 기능을 살리면서, 교육적 기능을 세련되게 결합한 것이다.

도도·바우·아루루라는 세 어린이가 모험을 통해 성장해나간다는 스토리를 가진 이 만화에는 물론 전투신이 자주 등장하지만, 지나치게 폭력적인 장면은 없다. 스토리를 맡은 송도수 작가는 “비속어를 쓰지 않고 수준 높은 단어들을 사용하려 노력한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우정과 사랑, 정의를 배울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런 지속적인 노력으로 처음엔 ‘코메’에 빠진 아이들을 걱정하던 부모들마저 ‘코메’의 팬으로 만들었다. 독자 지민형씨는 “7살 난 딸 아이가 ‘코메’ 덕분에 독서광이 됐다. 엄마인 내가 봐도 웃기고 재미있어 딸 아이와 함께 읽는다”고 말했다.

◆독자참여도를 높여라=‘코메’의 성공을 이끈 또 하나의 비결을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장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2달에 1권’이라는 출간 목표를 세우고, ‘짝수 달 20일은 ‘코메’ 나오는 날’로 다음 권 출간일을 예고해 독자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붙잡았다. 지난해 말부터는 1000만권 돌파를 기념, 단행본 만화로는 처음으로 정기구독제를 시작했다.

잡지의 독자참여 방식을 활용한 것도 특징이다. 책 말미에 독자엽서를 넣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의 소감을 받고, 이를 다음 권에 게재해 주목도를 높였다. 서울문화사에 따르면 매달 도착하는 독자엽서는 약 2000건.

또 하나의 소통방식은 온라인이다. 네이버 코믹메이플스토리 카페(cafe.naver.com/comixrpg)에는 현재 9만 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이들은 독후감이나 직접 그린 그림을 올리기도 하고, 다음편의 예상 스토리를 만들어 팬들과 함께 토론한다.

◆원소스 멀티유즈의 모범사례=‘코메’의 성공은 만화계 ‘원소스 멀티유즈’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힐 만 하다. 주로 인기 만화의 캐릭터가 게임으로 만들어지는 것과는 달리, ‘코메’는 아이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진 캐릭터를 만화에 접목시키는 역발상으로 초반부터 친밀하게 다가갔다. 아이들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작품의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데도 주력했다.

코메의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학습만화 시리즈 『수학도둑』(1~13권)과 『한자도둑』(1~3권)은 이미 각각 150만부, 23만부가 팔려나가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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