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리포트] 올림픽 경호망 곳곳에 구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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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시드니 올림픽의 경호문제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장담했던 경호망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 것. 지난 18일 호주 육상선수의 위조출입증(선수촌.경기장 등록카드)을 훔친 혐의로 33세의 남성이 구속된 데 이어 19일엔 한국 선수단 관계자 네명이 차량강도를 당할 뻔한 사건이 일어났다.

시드니의 신문.방송들은 이날 사고가 올림픽 개막 이후 발생한 가장 큰 사고로 판단하고 일제히 비중있게 다뤘다.

사건이 일어나자 시드니 경찰은 열명의 강력반 형사들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선수촌 일대의 경계를 크게 강화했다.

또 지난 16일 밤 뉴질랜드 대표팀 숙소에 도둑이 들어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폰을 훔치는 사건도 일어났다.

선수촌 경호담당자들은 일단 내부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각국 선수단에 철저한 문단속을 부탁하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주 수영의 영웅인 이언 서프 등 유명선수들의 위조출입증도 유통되고 있다.

경찰은 위조출입증들이 대부분 기념품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선수들 경호에 타격?줄 것으로 보고 긴급 단속령을 내렸다.

실제로 위조 사건 이전에는 선수촌에 들어갈 때 주로 출입증에 붙어 있는 바코드만 조사했으나 최근엔 출입증의 사진과 선수.임원들의 얼굴을 일일이 대조하고 있다.

이밖에 폭발물 테러 위협도 세차례 있었다.

이스라엘 선수단 숙소, 시드니가 위치한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 법무장관인 케이트 카니의 저택(13일), 그리고 시드니 도심 힐튼호텔(15일)에 각각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왔다.

SOCOG 대변인인 밀튼 콕번은 "올림픽 경호에 심한 균열이 생겼다" 며 "선수촌.경기장 등의 단속을 더욱 확실히 하겠다" 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 경호에 동원된 인원은 1만2천여명. 이중 4천9백여명이 경찰이고 나머지는 청원경찰(민간 전문경호원)과 자원봉사자다.

시드니 올림픽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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