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클럽] 신임 주한 프랑스 대사관 공보관 소피 에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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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4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거리에 나서면 사람들이 다가와 '어디를 찾느냐' '도와주겠다' 며 많은 관심을 표시하는데 놀랐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지하철에 서 있어도 그런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데 또 한 번 놀랬죠. "

지난달 16일 주한 프랑스 대사관 공보관으로 부임한 소피 에농(30)은 "그동안 외국인에 대한 한국사람들의 호기심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걸 실감한다" 면서 "이는 그만큼 국제화가 됐다는 뜻" 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 외교정책에 관한 박사과정을 수료하면서 자연스레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에농은 한국을 좀 더 잘 알고 싶어 1996, 97년 두 차례 서울에 와 공부를 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선 러시아와 중국.일본간 연구는 많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 연구는 거의 없지요.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한국 연구로 이어졌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외교관이 된 데다 첫 근무지도 결국 한국이 돼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국내 신문과 방송의 프랑스 관련 기사를 빠짐없이 살펴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그녀는 "프랑스와 한국은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면서 "앞으로 한국에 근무하는 동안 양국의 상호 이해를 돕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고 말했다.

한국에 살면서 가장 힘든 게 뭐냐고 묻자 그녀는 "한국사람들은 정이 참 풍부하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어깨를 부딪쳐도 무뚝뚝하게 그냥 지나치는 등 좀 거칠게 대하는 것 같다" 면서 "특히 한국에서 버스를 타면 공포감을 느낄 정도" 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아직 미혼인 그녀는 "한국말을 열심히 배우고 있지만 너무 서툴다" 며 "한국인 친구들도 많이 사귀어 한국말이 능숙하게 되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글=강찬호,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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