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감기약 짓는데 무려 5시간 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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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올해는 감기가 일찍 찾아와 동네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두 시간 정도 대기 끝에 처방전을 받고 보니 네가지 약제가 적혀 있었다.

감기약 정도는 아무 곳에나 있으리라 믿고 출근한 뒤 사무실 근처의 약국에 갔다. 그러나 네가지 중 한 가지 약이 없어 인근의 더 큰 약국으로 갔다.

30여분을 대기하고 나서야 겨우 투약구에서 호출이 왔는데 약이 없다는 것이었다.

기다린 시간이 억울해 "왜 빨리 알려주지 않았느냐" 고 따지자 "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대체조제는 안된다고 해 할 수 없다" 며 미안하다고 했다. 할 수 없이 그 근처의 큰 약국 여섯군데를 더 돌았으나 꼭 한두가지가 빠져 있었다.

택시를 타고 다시 우리 동네로 가 약국 세군데를 더 들러 열한번째 약국에서 비로소 약을 구할 수 있었다. 약국 열한 곳을 돌고 나서야 필요한 약을 짓고 나니 허탈했다.

2일분 감기약을 짓는데 허비한 시간이 무려 5시간이었다. 진정으로 환자들의 불편과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의약분업을 정착시켜주길 당국에 촉구한다.

조성호.서울 은평구 증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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