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보금자리, 청약저축액 1500만원 넘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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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서울 뉴타운, 위례신도시, 2차 보금자리지구, 수원 광교신도시 등은 아파트 청약수요자들에게 알짜배기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 입성하는 길은 무척 좁을 것 같다.

66만㎡ 이상 공공택지의 지역우선 공급물량 조정 등 청약 환경 변화로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모컨설팅 강공석 사장은 “실수요가 많은 서울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당첨 커트라인이 지난해보다 오를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강남권 보금자리주택 1500만원 선 예상=4월로 예정된 강남권 2차 보금자리지구 두 곳의 당첨 커트라인은 시범지구보다 300만원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말 분양한 1차 보금자리 강남 세곡지구의 커트라인은 청약저축 납입액 1202만원(전용 74㎡)이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시범지구는 모두 서울 거주자에게 우선공급됐지만 이르면 2월 지역우선 공급물량이 조정돼 2차는 서울 시민의 청약 몫이 50%로 줄어든다. 나머지 50%를 놓고는 수도권 거주자와 경쟁해야 한다.

수도권 청약저축 가입자 중 1순위자는 서울(48만 명)과 비슷한 46만 명. 예비청약자가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게다가 수도권에서는 2006년의 판교신도시(커트라인 1600만원대) 분양 이후 인기지역 공공분양 물량이 없었다. 기업은행 김일수 부동산팀장은 “수도권 고액 가입자가 많아 강남지구 당첨을 기대하려면 전용 74㎡는 청약저축액 1500만원, 전용 84㎡는 2000만원은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올해에는 위례신도시에서 분양이 있다는 게 위안이다. 주택마케팅 업체인 내외주건 정연식 이사는 “위례신도시가 청약 수요를 분산시켜 커트라인이 치솟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연말 강남권 1차 보금자리지구에서 나올 전용 85㎡ 초과 중대형은 청약가점 커트라인이 70점 이상에서 끊길 것 같다. 서울 시민에게 100% 우선공급되는 은평뉴타운 커트라인이 평균 60점 정도다. 수도권 청약예금 1순위자는 83만 명으로 서울보다 34만 명이 더 많다.

◆서울 뉴타운 청약가점도 상승 전망=서울 뉴타운 단지의 청약가점도 올라갈 것 같다. 공급이 모자란 상황에서 신도시 등 공공택지 우선 공급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서울 거주자에게 100% 우선공급되는 뉴타운이나 재개발 단지 등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 뉴타운에 입성하려면 청약가점이 지난해보다 5점 정도 높은 65점은 돼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7월 동작구 흑석뉴타운에서 나온 흑석센트레빌은 커트라인이 전용 85㎡ 이하 중소형 61점, 중대형 60점이었다.

반면 수도권 분양 단지들은 당첨 커트라인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공공택지 청약 기회가 생겨 수요자들의 이탈이 예상되는 데다 다음 달 11일 수도권 양도소득세 감면 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다. 다만 광교신도시 등 일부 인기 지역은 실수요가 탄탄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대출 규제 등으로 서울·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된다면 내 집 마련 수요가 줄어 당첨 커트라인이 예상보다 낮게 끊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일 기자

◆청약가점=무주택 기간(총 32점), 부양가족 수(총 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총 17점)에 따라 매긴 점수를 합산한 것. 점수가 높은 순서로 당첨자를 가린다. 무주택 기간이 길고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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