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재의원 "한빛은행 사건 특검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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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 토론의제는 '정국 대치 상황을 어떻게 풀 것인가' .

몇명의 의원들이 나와 한나라당을 성토하는 기조 속에 '민생현장을 방문하자' '고민하는 여당의 모습을 보이자' '국회에서 우리 당만의 전원위원회를 열자' 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것으로 회의가 마무리되는 듯했다.

◇ "큰 위기다"=회의가 끝날 무렵 김경재(金景梓.전남 순천)의원이 발언기회를 얻었다. 金의원은 "우리가 큰 위기인데도 당이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며 "과거 야당할 때도 긍지를 잃어본 적이 없는데 요즘처럼 도덕적 긍지가 떨어져본 적이 없다" 고 말문을 열었다.

갑자기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김옥두(金玉斗)총장.정균환(鄭均桓)총무 등은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金의원은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을 거론했다. "한빛은행 불법대출사건에 대해 왜 당이 정확하게 얘기하지 않느냐. 정말로 정확하고 떳떳하다면 특검제라도 해야 한다. 적당히 소위원회 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현명하고 우리의 잔수에 넘어가지 않는다. 추석 때 지역에 내려가 얘기를 들어보라. 별의별 얘기가 다 나온다. 우리도 데미지(피해)를 입을 각오를 하지 않으면 결국 피해는 우리에게 온다.

오늘까지도 윤철상(尹鐵相.선거비용 실사개입 의혹발언)의원의 사무부총장직 사표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비공개 의총에서 한 얘기가 고스란히 신문에 보도됐는데도 아무런 문책이 없는 게 무슨 집권당이냐" 고 주장했다.

회의가 끝난 뒤 김옥두 총장은 金의원을 불러 "윤철상 의원의 사표는 수리된 상태" 라고 설명하는 모습이 보였다.

◇ 홍보가 부족=金의원의 발언은 지도부의 상황인식과 크게 달랐다. 회의 시작 때 서영훈(徐英勳)대표는 "당에 대한 지지가 낮은 것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치적을 국민에게 잘 홍보하지 못했기 때문" 이라고 홍보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徐대표는 "당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의원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 며 "그러나 이 당에 들어온 것은 하늘이 뽑아준 선량이기 때문이란 자긍심을 갖자" 고 말했다.

◇ 김경재 누구인가=재선의원. 1971년 대통령 선거 때 공보비서격인 대선 선전기획위원을 맡으면서 金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72년 DJ가 도미(渡美)했을 때는 미국에서 한민통 대변인을 거쳐 국민연합.인권연구소장.독립신문 발행인 겸 주필을 하면서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영작 전 인권문제연구소장 등과 함께 DJ '미주파 1세대' 로 꼽힌다.

이정민 기자

사진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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