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 재배면적도 인기도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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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농민 오창주(63·경남 합천군 적중면)씨는 올해 농지 30만㎡(약 10만 평)에서 밀을 재배 중이다. 오씨는 밀을 계약재배해 우리밀 가공업체에 모두 판다. 그는 “지난해 밀 수매가가 보리보다 40㎏ 1가마당 4000원가량 비쌌다”며 “보리보다 수익이 좋아 밀 재배를 4~5년 전부터 크게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내 밀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12일 경남도에 따르면 올해 밀 재배면적은 2300㏊로 지난해 1445㏊, 2008년 849㏊, 2007년594㏊, 2006년 640㏊, 2005년 610㏊보다 크게 늘었다. 국내 밀 재배면적은 1968년 9만6500㏊로 최고를 기록했다가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시작하기 직전인 91년 200㏊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2005년 2395㏊, 2006년 1738㏊, 2007년 1928ha, 2008년 2549ha, 2009년 5067㏊, 2010년 1만2000㏊로 늘었다. 우리 밀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밀 재배면적의 증가는 국산 밀이 외국산에 비해 웰빙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소비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 대형 마트의 친환경농사물 코너에는 우리 밀 제품이 많이 전시될 정도다. 2012년 보리수매 제도가 폐지될 예정이어서 겨울철 보리 대체작목으로도 인기다.

정부 권장도 재배면적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김석호(57)부산·경남본부장은 “최근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놀리는 농지를 활용해 식량자급률을 올리기 위해 밀 재배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밀 자급률은 1% 내외다.

◆재배 적극 권장=경남도는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2017년까지 밀 재배를 1만4000㏊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종자구입농가에 ㏊당 17만 4000원씩 1억 5600만원의 종자 구입비를 지원했다. 재배농가는 ㏊당 3만 5000원의 종자 구입비만 부담하면 된다. 또 밀을 많이 재배하는 합천·사천·산청에 밀 건조·저장시설을 증설하기로 했다.

경남도 농업지원과 정재민(47)과장은 “2012년 수매가 폐지될 보리의 대체작물로 우리 밀 재배를 늘린다”며 “7년 뒤 1만4000㏊에서 5만t 가량의 밀이 생산되면 자급률이 10%대에 이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2007년부터 6월 중·하순경 수확하는 기존 품종(그루밀) 대신 신품종 ‘조경밀’보급도 확대하고 있다. 2모작 영농을 하는 경남에서 밀 재배가 제때 모내기 하는데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조경밀은 수확기가 6월 2일경으로, 그루밀보다 2주 이상 빠르고 생산량도 10a당 556㎏으로 그루밀보다 11%쯤 많은 품종이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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