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업대출 많은 은행 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추석을 앞두고 금융 당국이 기업대출 확대에 발벗고 나섰다.

한국은행은 3일 기업대출을 많이 해준 순서대로 은행 평가등급을 매겨 은행별 지원금액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신용등급이 다소 낮아도 사업전망이 밝고 채무상환 능력이 있는 기업에는 은행이 대출한도를 초과해 지원해줘도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한은은 기업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많이 한 은행은 평점을 좋게 주고 가계대출을 많이 한 은행은 평점을 낮춰 A~E 5단계로 은행 등급을 평가, 등급이 낮은 은행(D.E)의 총액한도 대출지원금 중 20~30%를 삭감해 이를 A.B 등급 은행에 배정해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은은 현재 ▶일반자금 대출▶수출환어음 매입▶수입신용장▶총액한도 대상자금 대출▶신용대출 등 다섯개로 돼 있는 은행 평가항목을 중소기업.신용.가계대출 등 세개 항목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이 어음 등을 받고 대출을 해주면 이를 일정 한도 내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해주는 한은의 총액한도 대출熾坪?더 받으려면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고 가계대출을 줄여야 한다.

한은 관계자는 "제도 개선으로 기업대출을 많이 한 은행이 한은의 총액한도 대출지원금을 더 많이 받게 될 것" 이라며 "은행의 기업금융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기업의 상환능력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면 은행이 운전자금 한도를 넘어 돈을 빌려주더라도 검사 때 책임을 면해주고 이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예컨대 관계 규정이나 내부 여신심사시스템에 따라 정당하게 빌려준 자금은 나중에 해당기업이 부실해져 부실여신으로 분류되더라도 면책해 주기로 했다.

금감원은 또 특별대책반을 발족,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상황을 점검하고 어려움이 있을 경우 이를 해소, 지원하기 위해 자금지원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계속된 기업 자금난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는데다 추석을 앞두고 자금수요가 대거 몰림에 따라 종합지원책을 내놓게 됐다" 고 설명했다.

이정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