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한반도까지 뻗친 알카에다 테러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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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이슬람 과격 테러리스트 집단인 알카에다가 한국에 대한 직접적 공격을 촉구하고 나섰다. 알카에다의 2인자 알자와히리는 지난 1일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방영된 육성 메시지에서 한국을 영국.프랑스.이스라엘.호주.폴란드 등과 함께 전 세계 무슬림들이 공격해야 할 대상 국가임을 분명히 했다.

알카에다의 이번 경고는 한국이 이슬람 과격 테러리스트 집단의 직접적 공격대상에 올랐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사실 한국은 이라크에 셋째로 많은 병력을 파견한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기 때문에, 이라크 파병이 결정된 순간부터 알카에다와 같은 과격 이슬람 세력의 직접적 테러대상국으로 지목돼 왔었다. 이슬람 과격 테러리스트에 의해 납치.살해된 고(故) 김선일씨 비극이 이를 확인시켜줬다.

때문에 알카에다의 이번 협박이 새롭게 돌출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알자와히리가 한국을 두차례나 언급했다는 점과 우리 자이툰 부대가 이라크에서 본격적인 평화.재건 활동에 돌입할 시점이라는 사실 등을 감안할 때 과거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경각심과 대처가 필요하다.

국민 모두가 생활 속에서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하며, 정부는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국제화된 테러는 이제 어느 일개국의 힘만으로는 대처하기 어렵다. 반테러 동맹국들 및 전 세계의 우방들과 함께 보다 긴밀한 정보공조 체제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항만.공항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철저한 관리 및 경비, 주한미군 시설들에 대한 경계활동 강화에도 결코 허술함이 있어선 안 된다. 이미 주한미군은 가족, 군무원, 일부 군납업자에게까지 오후 9시 이후 통행금지령을 내리는 등 경계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알카에다의 경고에 지나치게 흥분하고 당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반대로 그 의미를 너무 축소해 국민의 테러 불감증을 불러서도 곤란하다. 테러는 무시해서는 박멸할 수 없다. 경각심을 가지고 충분히 대처해야만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