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과 한국과의 관계] 건국·전쟁등 인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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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에 유엔은 건국.전쟁.재건 등 고비마다 등장한 특별한 존재다. 유엔과의 인연은 1947년 10월 제2차 유엔 총회가 유엔 대표단 한국 파견을 결의하면서 시작된다.

유엔 대표단은 소련측 거부로 38선 이북 지역 방문이 좌절되자 '가능 지역 선거안' 을 채택, 5월 10일 남한에서만 제헌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됐다. 유엔은 그해 12월 12일 남한 정부를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로 승인했다.

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유엔 안보리는 창립 이후 최초로 유엔군 파병을 결정했다. 당시 이 결정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던 소련 대표가 불참한 이유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유엔군은 지금도 5백여명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

유엔은 또 한국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했다. 75년까지 한국에선 유엔 창설 기념일인 10월 24일이 '유엔 데이' 라는 공휴일로 지정됐었다. 한국은 91년 유엔의 정식 회원국이 됐다.

남북한은 그동안 상대방이 유엔에 가입할 수 없도록 서로를 견제해 왔다. 그러나 한국과 소련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1년 뒤인 91년 9월 17일 안보리는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을 의결했다.

한국은 그뒤 캄보디아.소말리아.앙골라.동티모르 등에 유엔평화유지군(PKO)을 파견하고 개도국 개발원조 지원사업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96년 1월엔 2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돼 한달씩 돌아가며 맡는 안보리 의장직을 한국의 유엔대사가 맡기도 했다.

현재 한국은 유엔 사무국에 26명의 직원을 파견하고 있다. 전체 유엔 산하기관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은 1백명 가량이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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