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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방 최종 부도에 대구 경제 휘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우방의 부도로 대구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지역경제 회생에 힘을 쏟아온 대구시.경제계 등도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청구.보성과 함께 대구 주택업계를 떠받치고 있던 '빅(Big)3' 의 최종주자였던 우방이 쓰러지면서 주택건설 경기도 침체일로를 걷게 됐다.

특히 청구.보성 등 10여개 주택건설업체의 잇따른 부도로 고통을 받아온 수많은 하청업체들과 우방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 아파트 입주예정자.입주자 피해=우방이 전국에 짓고 있는 아파트는 21개 사업장에 모두 1만2천24가구. 이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아파트는 포항우방신천지.우방파크빌.수성팔레스.드림시티.정화팔레스.메트로팔레스 등 6개 단지에 7천2백85가구.

현재 모든 현장은 공사가 중단됐으며, 포항우방신천지아파트 외엔 모두 최근 착공해 공기지연 등 피해가 잇따를 전망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대한주택보증에 가입했거나 사업 시행자가 따로 있어 공기지연 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3개월 이내 보증사업장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해 시공업체 교체나 중도금 환불, 사업재개 결정을 내릴 방침" 이라며 "예상 외로 빨리 공사가 재개될 수도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중도금 부족 등 시공 여력이 없는 건설현장이 생길 경우 법정관리 인가결정 때까지 공사재개 여부가 미뤄져 최대 1년 이상 완공시기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주상복합건물로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을 받지 않은 수성팔레스는 자체시행이나 환불, 시공사 교체 등도 불투명해 입주예정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여기다 우방이 아파트 땅을 담보로 잡히는 바람에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대구 송현, 서재, 칠곡하이츠, 구미 신천지, 경주 명사마을 등 4천여가구 아파트 주민들의 피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 협력업체 연쇄부도 우려=우방으로부터 공사대금을 어음으로 받아 할인한 협력업체들이 적지 않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B설비의 姜모(59)사장은 "며칠전 우방의 어음 3억원을 할인해 썼다" 며 "무엇보다 2천여 협력업체의 피해가 가장 클 것" 이라고 주장했다. 하청.납품업체들은 업체마다 수천만~수십억원의 채권이 있지만 우방의 부도로 자금이 묶이게 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N건설의 林모(40)사장은 "6천만원의 어음을 갖고 있지만 당장은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는 것 아니냐. 사채라도 구해 직원들의 급여를 해결해야 할 판" 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우방에 묶인 공사대금은 줄잡아 2천여억원. 하청업체 직원 5만여명도 부도 우려에 안절부절하고 있다.

Y건설 朴모(49)사장은 "워크아웃 관리단이 회사를 잘못 운영해 부도를 낸 것 아니냐" 며 채권금융기관을 원망했다.

특히 자금 성수기인 추석을 앞두고 부도가 난 데다 앞으로 협력업체들이 일할 사업장도 마땅찮아 이래저래 지역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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