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종환씨, 13쌍 합동결혼식 지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세상이 힘들 때 너를 만나 잘해주지도 못하고/사는게 바빠서 단 한 번도 고맙다는 말도 못했다.... "

가수 김종환(38)의 신곡 '백년의 약속' 중 일부다. 그가 자신의 노래 가사처럼 백년의 약속을 지키려는 이들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식을 올리지 못한 채 살아온 부부 13쌍의 무료 합동결혼식을 오는 9월 1일 서울 남산공원 야외 결혼식장에서 열어주는 것.

"오래 전부터 구상한 일이었는데 이제서야 성사시켰네요. 저도 함께 산 지 15년만인 지난 4월에야 식을 올렸어요. 막상 식을 올려 보니 혼례식과 결혼 사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더 절실하게 느껴지더군요. "

이번 행사를 위해 그는 신랑신부들의 예복과 화장, 사진과 비디오 촬영, 피로연, 1박 2일의 신혼여행까지 모든 비용을 부담할 예정이다.

또 자신의 결혼식에서 직접 불러 화제를 모았던 '백년의 약속' 을 이날 결혼식 축가로 불러 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金씨의 절친한 후배인 기프트 웨딩 이벤트 조봉구 대표도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고, 지난 4월 金씨 결혼 주례를 맡았던 가수 최희준씨가 이번에도 흔쾌히 주례를 맡기로 했다.

"일을 추진해 보니 예상보다 신경쓸 일이 많이 생기더군요. 신혼여행도 2박 3일이나 3박 4일로 추진하려 했지만 하루 노동으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입장 때문에 대상자들이 1박 2일을 고집해 결국 그렇게 했습니다."

그는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서로 아끼며 사는 사람들을 보며 배운 것도 많고 보람도 크게 느꼈다" 면서 "매년 이런 일을 하고 싶다" 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