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대중화 바람부는 광주·전남지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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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회사원 김기주(34.광주시 북구 두암동)씨는 요즘 퇴근 후 곧바로 골프 연습장으로 향한다.

사내 부원 5명이 모두 골프를 쳐 그도 자연스럽게 두달 전 골프에 입문했다. 金씨는 "골프 이야기가 곧잘 화제로 떠올라 골프를 치지 않으면 소외감을 느낄 정도" 라고 한다.

광주에서도 골프 바람이 거세다. 직장인은 물론 주부.학생들까지 필드를 찾고 있다.

골프 연습장마다 타석이 비지 않아 기다리기 일쑤다. 아파트 단지 안에 실내 골프 연습장을 갖춘 곳도 생기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에 6개가 있는 골프장의 예약은 주말.휴일의 경우 ' 회원들도 하늘의 별따기 '라 할 정도다. 찬바람이 불어 더위가 가시면 주중 예약도 어려워질 것으로 골퍼들은 걱정하고 있다.

◇ 골프연습장 성업=광주지역에서 영업 중인 골프연습장은 20여곳에 이른다. 상무.염주.광주 골프연습장 등 시설이 좋은 곳들은 오후 6시 이후에는 타석을 잡기 위해 4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상무 골프연습장의 경우 지난 4월 이후 하루 평균 이용객이 1천7백여명이나 된다. 지난해보다 50%, 1998년에 비해서는 배 이상 늘었다.

상무 연습장 관계자는 "통상 7.8월은 운동을 꺼리는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올해는 이용객이 몰리고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연습장에서는 일정 시간 내에 정해진 수의 볼을 치고 나가야 하는 시간 병산제 도입까지 고려하고 있다.

올들어 1개월에서 6개월까지 회원권 사용기한을 지정하는 곳이 늘고 있다.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연습장이 회원권을 구입하면 기간에 관계없이 일정량의 볼을 칠 수 있었다.

구청 관계자들은 "연습장들이 IMF때의 경영난에서 완전히 벗어나 호황을 누리자, 아직 정식으로 신청한 곳은 없으나 신설하고자 문의해 오는 사람이 많다" 고 말했다.

◇ 학교.사회교육원 등=전남대.조선대.호남대.남부대 사회교육원 등에서 2학기 골프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대부분 수강신청 인원이 정원을 웃돌아 학교 관계자들이 즐거운 비명이다. 전남대의 경우 40명 정원에 벌써 70여명이 신청했다.

남부대.전남과학대 평생교육원은 광주시 광산구 월계동에 40타석 규모의 골프연습장을 갖춰 인근 주민 등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수강생 2백여명 중 절반이 여성이다.

전남중학교는 지난 3월 운동장 한켠에 8타석의 골프 연습장을 설치했다. 학생들뿐 아니라 학부모 10여명도 즐겨 이용하고 있다.

광주시 북구 운암동 나산건강아파트는 지하 실내에 7타석의 골프 연습장을 만들어 놓아 입주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 학생 특기 교육=중.고생들이 특기교육을 받을 경우 한달 평균 3백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레슨비와 연습장 이용료, 골프장 입장료 등을 포함한 것이다. 이같은 고가의 비용에도 불구하고 골프연습장마다 레슨을 받는 학생들이 많다. 상무연습장의 경우 15명의 중.고생들이 레슨을 받고 있으며, 초등학생도 있다. 전남중학교는 자체 연습장에서 50명의 학생들이 특기 교육을 받고 있다.

전남중 장진 행정실장은 "박세리.김미현 등 골프 스타들이 성공하면서 어려서부터 골프 특기교육을 시키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고 말했다.

이같은 골프 붐에 대해 주말 골퍼인 張모(40)씨는 "골프 인구가 늘면서 골프 예절이 더욱 아쉬운 것 같다" 며 "골프 연습장에서부터 실기뿐 아니라 이론과 골프 예절을 익히는 게 필요하다" 고 말했다.

천창환.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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