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돈벌기] 힘 합치니 4억 짜리도 '거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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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직장동료인 김정명(33).박영민(35)씨는 공동으로 경매에 참가, 서울 성북구 성북동 정원이 있는 아담한 단독주택을 낙찰해 사이좋게 살고 있다.

1998년 5월 결혼과 함께 서울 성북구 길음동 H아파트 27평형에 5천5백만원을 주고 세든 金씨는 재계약을 앞둔 지난 2월 2천5백만원을 올리겠다는 주인의 통보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어느날 직장동료인 朴씨와 퇴근길에 술 한잔을 하다 朴씨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은 이날 의기투합해 법원경매를 통해 평창.성북동에 정원이 있는 2, 3층짜리 단독주택을 함께 낙찰해 층별로 나눠 살기로 했다.

이들은 경매전문컨설팅업체에 이같은 계획을 전하고 비슷한 물건이 있으면 연락해 달라고 해놓았다.

한달 뒤 성북동 북한산이 보이는 곳에 대지 80평.건평 90평(지하 1층.지상 3층) 단독주택 물건이 나와 있다는 통보를 받고 현장을 방문했다.

인근에 고급 주택단지가 조성돼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집도 마음에 들어 응찰하기로 결정했다.

감정가격 3억8천만원에서 세번 유찰해 최저가격이 1억9천만원까지 떨어져 있었다.

지하 1층(20평)은 비어 있고, 지상 1층(20평)은 월세로 임대 중인데다 2층(21평).3층(18평)은 주인이 살고 있어 낙찰 후 등기를 넘겨오는데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네번째 경매에서는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2억3천여만원을 써내기로 했다.

지난 4월초 열린 경매에서 2억3천7백만원에 응찰, 5명의 경쟁자를 따돌리고 낙찰했다.

5월초 잔금을 납부, 소유권 이전을 한 뒤 집을 수리했다.

수리비.세금 등 추가부담금 3천여만원을 포함, 이 집을 낙찰하는데 모두 2억6천7백만원이 들었다. 비용은 절반씩 부담했다.

6월에 지하 1층을 4천만원, 지상 1층을 6천만원에 세놓고 2, 3층에 자신들이 입주했다.

세를 놓아 회수한 돈 1억원을 감안하면 이들은 전세금으로 정원이 있는 어엿한 단독주택 주인이 됐다. 이 집의 시세는 4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들은 혼자서는 돈이 부족해 도저히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을 힘을 합쳐 성공한 것이다. 건국컨설팅 유종률 사장은 "단독주택은 나중에 쉽게 팔 수 없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이 낮지만 실제로 눌러 살려면 이런 주택을 노려볼 만하다" 고 전했다.

손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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