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 하면 인라인스케이트를 떠 올리고, 기껏해야 얼음판을 볼 수 있는 곳은 실내 아이스링크나 서울광장에서 피겨스케이트로 종종 거리는 정도가 요즈음의 얼음판 풍경이지만, 역시 스케이트의 진면목은 까만색 롱스케이트를 신고 야외 스케이트장에서 신나게 달려야 제 맛입니다. 30여년전만 해도 서울 시민들의 대표적인 겨울철 야외스케이트장은 한강이었습니다.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돌고, 낮 최고기온도 영하권에 머무는 혹한의 날씨가 사나흘만 계속돼도 당시 한강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한강이 얼어붙으면 관할경찰서에서 얼음의 두께를 측정하고 안전이 확인되면 야외스케이트장을 개설했습니다. 물론 안전을 위해 경찰관이 배치된 것은 물론입니다. 녹슨 날도 닦아내고, 재봉틀 기름으로 광도 내고, 날도 바짝 세우고...설레는 마음으로 한강이 얼기만 기다리던 아이들은 한걸음에 얼음판으로 달려가 하루종일 뒹굴러도 피곤한 줄 모르던 놀이터가 바로 한강이었습니다. 한강에서는 전국단위의 빙상대회도 열렸습니다. 1967년 1월 7,8일 양일간 중앙일보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공동 주최한 제3회 전국남녀국민학교 빙상경기대회는 전국 55개 학교 211명의 꼬마선수들이 참가했습니다. 학년별, 남녀별로 나누어 학교대항전으로 진행된 대회는 어린 선수들의 각오와 응원의 열기가 동계올림픽 못지 않았습니다.
한강에서는 아니더라도 올 겨울이 가기전에 아이들과 함께 스케이트장을 찾는 것도 겨울만이 주는 소박한 추억만들기 아닐까요?
뉴스방송팀=도규만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