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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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 민주당 전당대회가 과연 열흘 전에 열린 공화당 전당 대회의 열기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대회장소인 로스앤젤레스는 축제분위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축제 이후는 아무도 장담 못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전당대회를 늦게 여는 것은 집권당이 전당대회를 나중에 개최한다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상대당의 전당대회기간 중에는 유세를 잠시 중단하는 것도 불문율이다.

지난달 31~8월 3일 펜실베이니아 공화당 전당대회 때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은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냈다.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는 민주당 전당대회기간 중 텍사스 크로퍼드의 한 목장에 머문다.

○…민주당의 심벌인 당나귀는 1828년 앤드루 잭슨이 대선 후보로 출마했을 때 정적들이 그의 센 고집을 당나귀에 비유한 데서 연유한다.

시사만평가 토머스 내스트가 1870년 민주당을 당나귀에, 공화당을 코끼리(놀란 코끼리마냥 밀어붙인다는 의미)로 그리면서 양당의 심벌로 굳어졌다.

민주당은 당나귀의 평범하고 가정적이며 영리하고 용기있는 특성을, 공화당은 코끼리의 위엄과 강인함, 높은 지능을 강조한다.

○…지난 일곱 차례의 대선 중 양당 전당대회기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긴 후보가 본선에서도 승리한 경우가 여섯번이었다.

92.96년 빌 클린턴, 80.84년 로널드 레이건, 76년 지미 카터, 72년 리처드 닉슨이 승리한 후보들이다.

마이클 듀카키스 민주당 후보는 전당대회 후 여론조사에서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를 17%포인트나 리드했으나 본선에서 패배, 예외로 남았다.

○…LA시와 경찰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92년 흑인 폭동과 지난 6월 19일 미 프로농구(NMA)챔피언 결정전 난동 등으로 흐려진 시의 이미지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

리처드 리오던 시장은 공화당 출신이지만 민주당 전당대회 유치와 준비에 앞장섰고 시의회는 대회경비 5천여만달러 중 4백만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시는 '21세기 LA' 라는 구호 아래 LA국제공항 진입도로에 오색찬란한 대형 형광탑을 세우고 전당대회장 도로 곳곳을 보수하는 등 전당대회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를 최대한 노리고 있다.

○…할리우드의 스타들과 연예산업 거부들이 민주당 전당대회를 즈음해 클린턴 대통령 부부에게 모금 송별 파티를 열어주고 있다.

12일 저녁(현지시간) LA근교의 대저택에서 열린 힐러리 여사의 뉴욕주 상원의원선거 모금을 위한 음악회에는 다이애나 로스, 셜리 매클레인, 그레고리 펙, 우피 골드버그, 마이클 볼튼 등 스타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모인 돈은 2백50만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저녁에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말리부 저택에서 아칸소주 리틀록에 세워질 클린턴 기념관 기금 모금 행사가 열린다.

50쌍만이 초대받았는데 모금액은 1천만달러가 될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고어측은 이에 대해 적지않은 소외감과 우려를 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색소폰을 잘 불고 연예산업을 지원했던 클린턴과 달리 고어는 록 음악의 폭력을 비판하는 등 깐깐한 입장을 취해 할리우드에서 클린턴보다 인기가 낮다.

게다가 리버먼 부통령후보도 TV.영화.비디오의 폭력과 섹스를 비판하는 청문회를 주도해온 인물이어서 할리우드의 마음을 달구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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