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국부 소외층 위해 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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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조지 W 부시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온정적 보수주의(Compassionate Conservatism)' 라는 개념을 정착시켰다.

공화당으로 대표되는 미국내 보수주의자들은 가진자, 사회적 승리자들의 편일 뿐이라는 기존의 개념을 불식시키고 새로운 보수주의의 활로를 찾아나선 것이다.

부시가 내세운 온정적 보수주의는 사상 유례가 없는 미국의 경제번영과 재정흑자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엄청난 재정흑자에 허덕여왔다.

하지만 클린턴 정부가 출범한 이후 흑자재정으로 돌아섰고 이제는 남는 돈을 어디다 쓰느냐를 고민하는 실정이다.

부시는 이런 현실에 기반해 전통적인 보수주의 이미지를 넘어서 소외계층까지 끌어안으려고 시도했고, 그래서 나온 게 온정적 보수주의다.

흑인.소수민족.소위계층.이민자 등에 대해서도 사회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부시가 후보수락 연설에서 이례적으로 사회로부터 소외돼 있던 한 흑인소년을 언급해 가며 '벽을 깨자' 고 언급한 것은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그래서 정통 보수주의와는 다르게 정부가 개개인의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민주당과 선을 그으려는 듯 '지나친 자선은 금물' 이라고 강조한다.

미혼모 문제는 민주당처럼 보조금을 주는 게 아니라 공동숙소와 일자리를 제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부유층뿐만 아니라 극빈자들에게도 감세조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같은 전환은 히스패닉.아시아 이민자를 끌어안아 선거에서 승리하려는 전략이긴 하지만 일단 공화당이 부분적으로나마 방향전환을 한 이상 이같은 기조는 앞으로 공화당의 정강으로 굳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민주당측에선 "온정적 보수주의는 온정은 없고 보수주의만 있다.

그것은 선거용으로 급조된 가짜" 라고 비난한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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