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철교 복원해 경의선을 이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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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옛 철교를 복원해 경의선을 이어야 한다' '다리가 낡은데다 역사적 가치도 높은 만큼 보존해야 한다' -.

6.25때 폭격으로 교각만 남은 임진강 독개다리를 놓고 철도청과 경기도 파주시가 논란을 벌이고 있다.

2백51억원을 들여 다음달 경의선 문산~장단(12㎞)노선 복원공사를 착공하는 철도청은 과거 열차가 달리던 독개다리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임진강 독개나루에 세워졌다고 해서 독개다리로 불리는 이 다리는 1906년 길이 7백1. 8m, 너비 4.4m 규모로 개통된 트러스 철교. 53년 휴전과 동시에 운행이 중단된 이후 98년, 부근에 통일대교가 개통될 때까지 판문점과 민통선 이북 지역의 유일한 통로로 이용돼 왔다.

당초 복선으로 설치됐지만 상행선은 6.25 당시 폭격으로 교각만 남아 있다.철도청은 촉박한 시간과 재정부담 등을 고려해 일단 현재 외형이 남아있는 하행선만 복원, 사용할 계획이다.

철도청은 경의선 복구에 대비해 85년과 90년 두차례에 걸쳐 보수를 했고, 1년 공기를 맞추려면 독개다리 활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파주시는 4일 "독개다리를 자연생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영구 보존하게 해달라" 는 건의문을 청와대.국회.건교부.문화관광부.철도청.각 정당에 보냈다.

파주시는 건의문에서 "독개다리는 건설된지 1백여년이 다 돼가는데다 연이은 수해로 교각에 문제가 있는 등 노후한 만큼 튼튼한 새 철교를 건설해야 한다" 고 주장하고 있다.

파주시는 특히 "독개다리는 휴전 당시 1만2천7백73명의 국군 포로가 귀환했던 곳으로, 인근 자유의다리.임진각.비무장지대(DMZ) 등과 더불어 교육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 가치가 크다" 며 전쟁비극의 역사적 현장을 영구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통일안보 관광지를 개발중인 파주시는 지난해말 민통선내 자유의다리(길이 83m, 너비 3.36m)를 원형 그대로의 목재다리로 복원, 일반에 개방했다.

또 다음달부터 독개다리로 객차 3량짜리 미니열차인 통일안보 관광열차를 운행, 관광객을 실어나를 준비도 하고 있다.

파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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