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위재영 "구원왕 욕심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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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긴팔 원숭이' 현대 위재영이 구원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9일 현재 2승2패29세이브로 31세이브포인트를 기록 중인 위재영은 '특급 마무리' 진필중(두산)의 33세이브포인트(5승2패28세이브)에 2개차로 따라붙어 막판 뒤집기를 노린다.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세이브만으로 구원 순위를 따진다면 이미 진필중을 넘어섰다.

위재영은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마무리로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7월 들어 진필중이 3세이브포인트에 그친데 비해 그는 팀이 승리를 거둔 14경기 중 8경기에서 뒷문을 틀어막았다.

특히 지난 28, 29일 두산과의 리그 1, 2위 맞대결에서 이틀 연속 세이브를 올려 두산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동산고-인하대 출신의 위재영은 1989년 청소년대표, 91년 국가대표 등을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95년 프로 입단 후 고질적인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면서도 꾸준히 승수를 올려 98년에는 시즌 13승으로 현대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시즌 초반 병역 파문으로 출장하지 못한 데다 후반기 들어서는 허리 부상이 재발, 6승8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쳐 투수 왕국 현대의 '넘버 2' 자리가 위태로웠다.

올 시즌 마무리 전업은 그에게 부활의 기회였다. 정명원의 노쇠화와 김수경의 경험 부족 등으로 마무리 투수가 마땅치 않자 코칭 스태프는 그의 '배짱투' 에 기대를 걸었다. 영리한 투구로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타자의 의표를 찌르는 투구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는 김시진 투수 코치의 지적대로 위는 이제 '야구하는 맛' 을 느끼고 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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