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ARF 만찬회서 무대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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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방콕 교도=연합]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28일 아세안안보포럼(ARF)폐막 기념 만찬파티에서 예상밖의 화려한 무대쇼를 선보여 참석자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오후 백남순(白南淳)북한 외무상과 역사적인 회담을 가질 때 입었던 화사한 노란색 정장 대신 브로드웨이 스타일의 멋진 턱시도와 모자 차림에 골프채를 들고 나타난 올브라이트는 무대 곳곳을 돌아다니며 흥겹게 노래를 불렀다.

그는 가장 먼저 白외무상을 노래 가사에 올리며 "무례한 사람일줄 알았는데 만나 악수해 보니 무척 세련된 신사였어요" 라며 깜찍하게 세레나데를 읊조렸다.

이어 "중동협상 때문에 G8에 참석못해 죄송해요" 라며 주최국 일본의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탕자쉬앤(唐家璇)중국 외교부장에겐 "나의 가장 친한 사람 중 한 명이여, 당신의 사랑이 식는다면 난 미 제7함대를 부를 거에요" 라고 익살스럽게 노래해 파티의 분위기를 한껏 돋궜다.

하지만 만찬파티에는 전통에 따라 동남아국가연합 외무장관들과 10개 협상국 관계자들만 참석해 정작 白외상은 올브라이트의 멋진 구애를 직접 받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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