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한국의 대안을 기다린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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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호 01면

새로운 10년이 시작됐다. 그 첫해인 2010년은 세계 경제가 변화와 모색을 찾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낳은 잔해를 치우면서 새로운 가치·질서·관행 등을 마련해야 한다. 아직 뚜렷한 대안은 떠오르지 않고 있다. 그만큼 글로벌 리더들의 목마름이 심하다. 이달 27일부터 닷새 동안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를 주목하는 이유다.

신년 인터뷰 ‘다보스포럼’ 만든 클라우스 슈와브 회장

한국은 정부 최고위급 대표단을 보낼 예정이다. 40번째인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세계를 좋게 만들어라(Improve the State of the World)!’다. 요즘 글로벌 상황에 딱 맞는 주제를 선정한 클라우스 슈와브(72사진) WEF 설립자 겸 회장을 중앙SUNDAY가 단독 인터뷰했다.

슈와브 회장은 “한국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딛고 일어섰고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세계가 그런 한국의 지혜와 대안을 듣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아시아 국가로선 처음으로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개최하는 점을 주목했다. “한국이 올해 G20 회의의 주인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이 G20 주인공으로 활동할 2010년이 다보스포럼으로 시작한다”며 “글로벌 디시즌 메이커(의사결정권자)들은 한국이 다보스포럼에서 어떤 이슈를 제기하고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침 다보스포럼의 주역들이 교체돼 “한국이 발언하기 아주 좋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슈와브 회장은 귀띔했다. 지금까지 다보스포럼의 주도 세력은 주요 8개국(G8) 정상들과 미국·유럽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었다. 사회나 환경 단체가 참여했지만 G8 대표들과 글로벌 기업 CEO들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그는 “WEF는 중립적인 플랫폼이라고 자부하지만 참석자들의 관심이 G8 정상 등에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WEF가 G20 틀 속에서 치러진다”며 “G8 틀만으로는 금융위기와 지구온난화 등을 해결하기 버겁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인도·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결의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다”며 “아시아 중심 국가인 한국이 특히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를 뒷받침하는 키워드는 ‘3R(Rethink, Redesign, Rebuild)’이다. 슈와브 회장은 “금융위기로 우리가 돌아갈 올드 시스템(Old System)은 사라졌다”며 “정부·비즈니스·사회의 리더들이 생각을 바꾸고(Rethink) 새로운 법규·관행 등을 디자인(Redesign)해 신뢰를 다시 구축(Rebuild)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의 원인이나 파장을 진단하기보다는 실천적인 대안을 중시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는 “올해 포럼은 말보다 행동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한국이 추상적인 문제 제기보다 실용적인 대안을 내주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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