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부, 강제병합 불법성 인정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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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국 동서대 부총장

“2010년은 한·일 관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원년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일본은 한국민이 갖고 있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민감성을 마음으로부터 깊게 이해하고 인식해야 한다. 과거사 문제가 양국 관계의 현재와 미래를 좌우할 만큼 한가한 시기가 아니다. 중국의 부상, 글로벌 경제 위기, 북한 문제 등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 잘 대응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

◆박유하 세종대 교수

“일본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필요하다. 일본이 해방 이후 한·일 관계와 관련해 어떤 일을 해왔는지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이 진정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원한다면 지금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자신들이 해온 일들이 한국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양국 모두 쉽게 포기하지 말고 서로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일본 정부가 식민지에 대해 사과는 하고 있지만 이제는 강제병합 조약의 불법성과 부당성을 정식으로 인정해야 한다. 그러면 아직도 남아 있는 식민지 시대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그 후에 한국과 일본은 1998년 한·일 공동성명의 행동 플랜을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우선은 환경과 에너지, 실버 산업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협력을 통해 양국은 중국의 급부상으로 인해 변하고 있는 국제질서에 잘 대응할 수 있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

“‘극일(克日)’의 화두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는 일본에 대한 ‘항거’가 지배적 위치를 차지했다. 과거의 상처를 잊을 수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일본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웃 나라로서 경쟁할 것은 경쟁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할 수 있는 자신감을 우리가 갖게 되었다고 본다.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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