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시장 내주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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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인천시장에게 전달된 현금 2억원이 든 굴비상자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방경찰청은 29일 안 시장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다음주 초 안 시장을 소환 조사키로 했다.

경찰은 30일 검찰 지휘를 받아 안 시장 소환 시기를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경찰 고위 간부는 "안 시장이 시정 책임자인 점을 감안해 조사 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혀 소환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안 시장이 출두하는 대로 ▶돈을 전달한 혐의로 구속된 B건설 대표 이모(54)씨에게서 금품 제공 의사를 받았는지▶이씨에게 여동생 집 주소를 적어 줬는지▶이씨에게 지역발전기금을 내달라는 의사를 표시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이씨는 그동안 경찰에서 "안 시장이 지난 7월 30일 먼저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하면서 '인천에서 사업을 하려면 불우이웃돕기나 지역발전기금 등으로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얘기해 돈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이어 "지난 8월 24일 안 시장 집 근처 카페에서 만났을 때 집 주소를 묻자 카페 여종업원을 시켜 메모지를 가져오게 한 뒤 여동생의 집 주소를 적어 줬다"고 주장했다.

카페 여종업원도 경찰에서 "안 시장이 테이블 벨을 누른 뒤 메모지를 달라고 해 메모지를 갖다 줬다"고 밝혀 이씨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가 메모지를 버렸다고 밝혀 증거물로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이씨의 진술이 사실일 경우 안 시장이 어떠한 형태로든 금품 제공 의사를 알고 여동생 집 주소를 알려 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안 시장 측은 "이씨가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은 이씨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경찰은 30일 안 시장 비서실장 강모(39)씨와 인천시청 클린센터 운영 책임자인 감사관 백모(47)씨 등 두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지난달 30일 안 시장이 클린센터에 굴비 상자를 신고하게 된 경위와 안 시장과 이씨가 만난 경위 등을 우선 조사할 계획이다.

또 굴비 상자를 전달받았던 안 시장 여동생 미자(51)씨를 금명간 3차 소환해 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3일) 안 시장 여동생을 두번째 소환했을 때는 사실 확인 조사만 했을 뿐 (경찰이 확보한 증거를 제시하며) 추궁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인천=정기환.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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