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외국인들 계속 팔지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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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난주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과 주가지수 선물을 매도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5% 이상 떨어졌다. 코스닥지수의 하락폭은 8%를 웃돈다. 투자자들은 급락세가 일단 멈춘 것에서 위안을 찾아야 할 정도였다.

이번주 역시 외국인들만 쳐다보는 한주가 될 것 같다.

지난주 말에 지지선 역할을 했던 종합주가지수 770선(60일 이동평균)이 지켜질지,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매도공세가 이어질지가 우선 관심거리다.

삼성전자와 관련, 시장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의 추가매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충고한다.

외국인들은 지난 19일 이후 3일 사이에 삼성전자 주식 2천5백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 들어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4조5천억원)에 비하면 적은 양이지만 영 마음에 걸린다. 삼성전자 주식을 그동안 너무 많이 사 안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다.

기술적 분석으로도 삼성전자 주가는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외국인들이 추가매도로 삼성전자 주가가 33만6천원(60일 이동평균)아래로 떨어질 경우 종합주가지수의 추가 하락도 각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스닥시장은 더 답답하다. 지난주 말 나스닥지수가 90포인트(2.15%)나 떨어졌다. 나스닥과의 동조화 현상이 전에 비하면 많이 약화됐다지만 그것은 오를 때 얘기고 하락할 때는 또다시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하락에 대비한 보수적인 투자를 하거나 실적좋은 종목을 고르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8월 중순까지 기업들의 반기 실적들이 잇따라 발표될 예정인데 당기순이익보다는 특히 장사를 해서 번 돈인 영업이익을 주목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시장흐름이 보다 선명하게 잡힐 때까지는 투자를 쉬어볼 것을 권하기도 한다.

한편 최근 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갈팡질팡하는 정부를 비난하는 소리가 높다. 시장부양을 위한 조치를 또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발표한 정책을 좀 제대로 펴 달라는 것이다.

투신사에 허용된 비과세 펀드에 농특세 부과문제를 놓고 이랬다저랬다 하는 모습이 그런 지적을 받을 만하다.

또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염두에 두고 주식형 사모펀드 허용을 발표했으나 아직은 적대적 M&A를 허용할 분위기가 안 됐다면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있다.

지금 시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신뢰감을 정부가 스스로 허물어서는 곤란하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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