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감독들 '추억의 홈런 레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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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선수시절 불방망이는 어디로 갔나.

올스타전 2차전에서 마련된 프로야구 8개 구단 감독들의 '추억의 홈런 레이스' 에서 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나무 배트 대신 알루미늄 방망이를 들고나와 한껏 휘둘러 봤지만 흘러간 세월은 거스를 수 없었다.

기대를 모았던 해태 김응룡 감독은 타구 7개가 펜스 근처에도 미치지 못하자 오기가 발동한 듯 세차례 더 방망이를 휘둘렀으나 모두 땅볼에 그쳐 멋적은 표정으로 물러났다.

'미스터 올스타' 삼성 김용희 감독은 레이스 전부터 "허리가 안좋다" 며 발을 빼더니 홈런 대신 안타성 타구만 때렸다.

결국 우승상금 1백만원은 장외 파울홈런을 때려낸 LG 이광은 감독에게 돌아갔다.

아무도 홈런을 때리지 못하면 가장 멀리 타구를 날려보낸 감독에게 우승상금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양준혁.김재현 등 LG선수들의 응원을 받으며 타석에 들어선 이감독은 마지막 7번째 타석에서 좌측 폴을 살짝 비켜가는 장외 파울홈런을 때려 쑥스러운 1위를 차지했다.

현대 김재박 감독은 좌측 펜스를 직접 때리는 타구를 날려 준우승 상금 5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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