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현대·신세계 바스켓여왕 다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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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현대건설과 신세계가 여자 프로농구 여름리그 패권을 다툰다.

현대는 21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준결승 2차전에서 팀 간판 전주원(13득점.9어시스트)의 멋진 리드 속에 쉬춘메이(26득점).박명애(14득점) 등 노장들이 맹활약, 삼성에 76 - 73으로 승리했다.

또 지난 대회 우승팀 신세계는 정선민(22득점.10리바운드.7어시스트)을 앞세워 국민은행을 1백10 - 82로 눌렀다.

이로써 현대와 신세계는 각각 2연승,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오는 25, 27, 28일 장충체육관에서 3전2선승제로 맞붙게 됐다.

현대의 승리는 전주원의 승리였다. 여름리그 정규리그에서 삼성에 4연승,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하며 결승 진출을 결정지은 28세의 플레잉 코치 전주원은 우승이라도 한 듯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1990년 선일여고를 졸업하고 현대에 입단하면서 전주원은 "삼성을 꺾고 우승하겠다" 고 소망을 밝혔다. 그로부터 10년, 주부선수로서 은퇴를 눈 앞에 둔 전은 이날 젊은 날의 목표 가운데 절반을 이뤘다.

1차전에서 승리, 여유는 있었다. 그러나 '내일은 없다' 는 듯 전주원의 투혼은 맹렬했다.

삼성의 유영주.박정은.변연하가 교대로 수비했지만 누구도 전주원을 멈추게 하지 못했다. 송곳 같은 전의 패스는 삼성 코트 곳곳의 허점을 꿰뚫었다. 현대는 56 - 58로 뒤진 4쿼터 1분쯤부터 연속 12득점, 68 - 58로 뒤집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김영옥(14득점).박명애의 3점포에 쉬춘메이의 골밑 득점이 이어지면서 삼성의 조직력은 완전히 무너졌다. 7분쯤 삼성이 김계령(14득점)의 연속 득점으로 68 - 70으로 따라붙었지만 전주원은 냉정했다.

24초 공격제한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찬스다 싶으면 어김없이 어시스트로 연결하는 전의 패스는 고스란히 득점으로 이어졌다. 종료 1분 전 76 - 68로 점수차를 벌리면서 승부는 정해졌다.

허진석 기자

현대건설 12 25 19 20 76

(2승)

삼성생명 22 16 18 17 73

(2패)

신세계 31 24 29 26 110

(2승)

국민은행 16 20 15 31 82

(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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