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익산역 폭격 사망자는 400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1950년 6.25 때 미군기의 전북 익산 역(당시 이리 역) 일대 무차별 폭격으로 숨진 사람이 4백명 가량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익산시 시사(市史)와 한국철도 1백년사 등은 당시 54명만 숨진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익산지역 종교.시민단체와 유가족들이 만든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이리 폭격에 의한 희생자 위령비 건립추진위원회(공동대표 문정현 신부 등 5명)' 는 19일 '진상' 이라는 1백84쪽짜리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기가 50년 7월 11일과 15일 모두 3차례 폭격, 4백여명이 숨졌고 이 이상의 숫자가 중경상을 입었다.

7월 11일 오후 2시쯤 B24기 2대가 이리 역을 폭격, 이리운전사무소 직원 54명이 숨졌을 뿐 아니라 역 주변 송학동의 민가 50여가구의 주민들도 죽거나 다쳤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1차 폭격 10여분 후엔 5일장이 열리던 송학동의 철도 옆 변전소 주변을 또 폭격, 1백여명이 목숨을 잃은 사실이 확인됐다" 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나흘 뒤인 15일에도 미군기들이 이리 역에서 복구작업을 하던 주민들에게 로켓포와 기관총을 난사해 수십명이 숨졌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고 주장했다.

문정현 신부는 "지난해부터 사망자 신고를 받은 결과에서도 기록에 있는 54명 외의 사람이 35명이나 된다" 며 "진상규명을 위해 민.관 합동 조사를 벌여야 한다" 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