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법 개정] 의·약 또 충돌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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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약사법 개정 합의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고 있다. 약사회는 9일 대규모 집회를 열어 의약분업이 훼손될 경우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의사협회는 이날 재폐업 돌입 의지를 확인하는 전체 회원의 투표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의사협회 신상진(申相珍)의권쟁취투쟁위원장이 불신임당하는 등 강경파의 입지가 좁아지는 징후도 나타나고 있어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 약사회 집회〓약사회 회원 1만여명은 이날 오후 정부 과천청사 앞에서 '국민건강권 수호 및 의약분업 원칙 사수 결의대회' 를 열었다.

약사회는 "원칙과 줄기가 훼손되는 의약분업은 절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전면 봉기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약사회는 ▶약사법 개악(改惡)음모를 차단해 약사직능 말살 기도를 분쇄하고▶정부가 책임지고 약국에 약이 공급되도록해야 하며▶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할 것을 요구했다.

◇ 의사회 폐업결의와 내분조짐〓의협은 이날 오후 연세대에서 전국대표자회의를 열었다. 개정되는 약사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거나 의협 간부들의 구속사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재폐업을 포함한 강경투쟁을 하자는 쪽이 투표한 회원 3만1천6백82명 중 2만8천7백35명(90.7%)에 달했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그러나 즉각 폐업에 돌입하지는 않기로 했다. 의쟁투 이철민 총무는 "우리의 요구에 대한 정부의 태도에 따라 투쟁일정을 정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의쟁투 중앙위원회는 8일 새벽 약사법 협상안에 대한 전체 회원 찬반투표를 요구한 신상진 의쟁투 위원장을 불신임하고 중앙위원들은 사퇴하기로 결의했다.

의협 관계자는 "申위원장이 중앙위원들의 뜻을 오해한 점에 대해 9일 사과했고, 현 시점에서 중앙위원들이 사퇴하면 싸울 사람이 없다는 내부 의견이 강해 적정선에서 봉합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의협은 10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나 강경파들의 입지는 좁아질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신성식·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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