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최고위원 경선 불공정 시비 일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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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8월 30일)을 앞두고 '권노갑.한화갑+이인제' 3자 연대 움직임에 대한 당내 반발 기류가 거세게 일고 있다.

"7명을 뽑는 경선에서 3자연대가 공식화하면 유권자인 대의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 (金元基고문), "경선을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李協의원).

30일 비(非)동교동계와 소장파는 물론 범동교동계로 분류되는 일부 인사들까지 불공정 경선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당내 최대 계파이자 실세들인 주류 3인이 뭉칠 경우의 파괴력에 대한 긴장감도 내비친다.

소장파 연대를 모색 중인 정동영(鄭東泳).김민석(金民錫)의원은 "대의원들이 자유롭게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짝짓기식 경선 풍토는 없어져야 한다" 고 반박했다.

이들은 "경선이 '3인의 무대' 로 변질하면서 당내 분란과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 는 주장도 편다.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한 비(非)동교동계나 소장파들이 상대적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당내엔 '4인 연기명 투표 방식의 채택이 유력하며, 이들 3인이 영남의 김중권(金重權)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김기재(金杞載)의원 등까지 합세시킬 것' 이란 얘기가 퍼져 있다.

그 경우 7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경선이 사실상 두세자리를 놓고 10여명이 다투게 되는 '제한적 경선' 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출마를 망설이는 분위기도 나타난다. 김근태(金槿泰)의원은 "이번 경선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며 "불출마를 포함,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고 말했다.

내심 동교동계와의 연대를 모색해온 정대철(鄭大哲)의원측도 "위험을 감수해야 할 상황" 이라며 답답해했다.

범동교동계 중진인 안동선(安東善)의원은 최근 權고문을 만나 "경선보다는 지명 최고위원으로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천(朴相千)의원측은 "반(反)3자연대는 오히려 3자연대를 더 공고히 해줄 수 있다" 며 "당원들로부터 직접 인물로 심판받겠다" 며 독자노선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이같은 분위기에 3자연대의 한 축인 權고문측은 "경선에서의 합종연횡은 자연스러운 관행" 이라며 "공정관리만 되면 문제될 것이 없다" 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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