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이계수, 장효조감독 조련에 '보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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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장효조(삼성 감독대행)와 이계성(삼성).

백인천+필현(전 LG), 이광환+송구홍, 천보성+손지환 등 감독과 선수 콤비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커플' 이 탄생했다.

프로야구 감독들은 자신의 현역시절을 빼닮은 선수를 은근히 총애하는 경향이 있다.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던 이광환 전 감독은 파이팅 넘치는 송구홍을, 재간둥이 내야수였던 천보성 전감독은 손지환을 '천지환' 이라는 별명까지 붙여가며 애지중지했다.

이계성은 28일 장효조 감독대행 데뷔전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하며 등장했다. 이는 더블헤더 1차전에서 4 - 5로 뒤진 8회말 대타로 등장, 호투하던 SK 빅터 콜을 동점홈런으로 두들겼다.

9회초 수비에서는 우익수로 들어가 채종범의 역전 안타성 타구를 넘어지면서 잡아내 한 차례 더 삼성을 구해냈다.

곧바로 벌어진 2차전에서 이계성은 외국인타자 스미스를 제치고 7번타자 좌익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빠른 발로 물샐 틈 없는 호수비를 펼치며 느려 터진 삼성 외야 분위기를 화끈하게 바꿨다.

현역 시절 '컴퓨터 타자' 로 통했던 장효조대행은 왼손 타격의 교과서였고 5년 연속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이날 이계성의 플레이는 잠깐 동안 현역시절의 장효조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1996년 삼성에 입단, 99년 쌍방울을 거쳐 지난해 시즌을 끝내고 다시 삼성에 컴백한 이계성은 올해 2군에 부임한 장효조 코치의 눈에 띄었다.

장코치는 '투수와 싸우는 방법' 에 대해 집중적인 조련을 시켰고 이 과정을 통해 이계성은 자신감과 변화구 대처능력을 키웠다.

그리고 '스승' 에게 결정적인 순간에 '보은' 을 했다. 이계성은 장효조 대행의 여섯 게임 시한부 경기가 만들어낸 '신데렐라' 다.

대구〓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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