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마을 원형 복원과 보존 방안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서울시는 현재의 '집단 4종 미관지구' 로 지정된 북촌마을을 '전통건축물 보존지구' 로 대체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한옥의 보존.육성이라는 큰 원칙은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그러나 "과거처럼 보존 비용 부담을 주민에게 지우지 않고 시가 적극적으로 떠안을 방침" 이라고 말했다.

북촌마을의 원형 복원과 보존을 위해 시가 구상중인 방안은 크게 3가지. 우선 보존상태가 양호한 한옥에 계속 살기를 희망하는 주민들에게는 수선 비용을 저리 융자 등의 방법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가옥주가 직접 살면서 전통한옥을 체험하려는 외부인(특히 외국인)에게 일시 개방하기를 원하면 이를 적극 권장할 방침이다.

또 보존가치가 떨어지는 한옥은 무리하게 원형 유지를 강요하지 않고 전통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건축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주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복안이다.

마지막으로 양호한 한옥을 팔고 싶어하는 주민들을 위해 시에서 이를 적극 매입할 계획이다.

다만 남산 한옥마을처럼 사람이 살지 않는 전시공간이 아니라 실제 생활하는 공간으로 개념을 바꾼다는 구상이다.

즉 공방.찻집.전통 여관.고급 호텔 지점 등으로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개방형 한옥' 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세번째 방안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자생적으로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전통매듭 연구가 조일순(趙一順.66)씨는 오래전부터 삼청동 한옥에서 동호인.제자들에게 무료 강습을 해오고 있다.

趙씨는 "북촌마을을 전통예술을 잇고 외국관광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대환영" 이라 말했다.

서울 모 특급호텔에서는 북촌마을의 한옥을 한국적인 전통미가 풍기는 숙박시설로 운영하는 방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촌일대의 '한옥을 좋아하는 사람들 모임' 을 준비중인 주부 박인숙(朴仁淑.40.삼청동)씨는 "하루 빨리 전통한옥을 친숙한 생활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