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의사 의보평가원장 내정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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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일선 병·의원의 진료비 과다 청구 등을 심사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현 의료보험연합회)원장에 의사협회가 추천한 의사가 내정돼 시민단체와 지역의료보험 노동조합 등이 반발하고 있다.

이 내정자는 정부 고위층 인사의 친인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23일 평가원장으로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서 개업중인 서재희(徐載喜·72)씨를 심사평가원 설립준비위원장으로 내정하고 7월 1일 평가원 원장으로 정식 발령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원장으로 내정된 徐씨가 현재 평가원 준비위원장 자격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의료보험 노동조합은 徐씨가 대한의사협회에서 추천한 의사여서 진료비 청구서를 객관적으로 심사하는데 문제가 있고 1965년 이후 개업의로 활동해온 경력 이외에 행정경험이 없어 평가원장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성명서를 27일 발표할 예정이다.

지역의보 송상호 선전국장은 “徐씨는 현재 의협과 송파구 의사회 고문이며 의협이 추천한 점에 비춰볼 때 병원의 진료비 과잉 및 부당청구를 제대로 심사할 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인 건강연대 강창구(姜昌求) 정책실장은 “의협이 추천한 의사가 진료비 청구서와 진료서비스를 공정하게 심사할지 의문이다”며 “의료계의 폐업을 철회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의료계를 달래기 위해 의사출신을 원장으로 내정한 의혹이 짙다”고 말했다.

의보연합회 회장은 보건복지부 출신 관료들이 주로 맡아왔으며 현재는 윤성태(尹成泰) 전 보건복지부 차관이 회장을 맡고 있다.의사 출신이 회장(원장)을 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徐씨는 세브란스 의대를 졸업한 뒤 군의관을 지내다 1965년 개업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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