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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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7일 인사청문회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집요하게 질의하고 추궁했다.

한나라당 간사 안상수 의원은 이한동 총리서리에게 "답변 도중 웃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며 분위기를 잡았다.

李총리서리는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역공과 사과를 적절히 섞어가며 예봉을 피해갔다.

오후 3시부터 증인.참고인 5명을 출석시킨 증인 신문이 시작하면서 청문회장에는 긴장감이 더했다.

◇ 시인과 회피〓李총리서리는 부인이 포천 중리 토지 매입을 위해 주소를 이전한 것에 대해 "위장전입으로 보는 게 상식적인데…. 법률적으론 주민등록법 상 허위사실 신고에 해당할 듯" 이라며 주저하다 결국 "법에 어긋난 위장전입으로 볼 수 있다" 고 시인했다.

또 "농지를 자경(自耕)한 게 아니라 자영(自營)했다" 고 인정했다.

'검은 10월단 사건' 강압 수사 문제에 대해선 "정확히 기억하기는 어렵다" "(고문은)사법경찰관 책임이며 (나는)검사로서 몰랐다" 고 빠져나갔다.

다만 당시 관련자들에게 "여러 고초를 겪은 점에 대해 미안하다" 고 했다.

◇ 춘하추동론〓 "여름 폭우, 겨울 눈보라에 시달리며 성장하는 것이 정치인의 숙명" 이라며 역대 정권에서 요직을 차지했다는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의 지적에 대답.

李총리서리는 "국회의원을 더 해보면 내 답변을 충분히 이해하리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지사가 아니다" 며 "그러나 말을 가슴에 새겨 겸허한 마음으로 주어진 일을 다하겠다" 고 답변.

◇ 맺음말〓청문회를 마치면서 李총리서리는 "말바꾸기 지적이 가장 아픈 대목이었다" 며 "20년 정치인 생활뿐 아니라 20년 법조 생활도 국민이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 소감을 말했다.

'항구를 떠나 다음 항구로 가는 조각배는 풍향과 조류에 따라 키를 맞출 수밖에 없다' 는 처칠의 말을 인용하면서 "나의 최종 항구는 국민민복" 이라며 "후회없는 공직 생활을 하겠다" 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그는 1998년 이른바 '의원회관 고스톱 사건' 에 거명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 당시엔 치지 않았으나 국회가 공전될 때 바둑이나 고스톱을 한두번 친 적은 있다" 고 술회.

고정애.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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