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LG 이종열-롯데 박현승 "타격 꼴찌는 싫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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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자고 나면 바뀌는 홈런 1위 경쟁보다 더 피말리는 싸움이 있다. LG 이종열(27)과 롯데 박현승(28)이 벌이는 타격 탈꼴찌 전쟁.

둘은 2할대를 간신히 넘기는 타율로도 규정타석을 채웠기 때문에 당당히 타격랭킹에 포함돼 있다. 26일 현재 이는 타율 0.204, 박은 타율 0.206으로 안타 하나면 단숨에 꼴찌가 바뀐다. 지난 25일 잠실 LG-롯데전에서 둘은 선발 출전해 '진검(?) 승부' 를 펼쳤다.

선수를 친 쪽은 박현승. 2회초 2사에서 LG 선발 해리거의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3루타를 뽑아냈다. 이에 질세라 이종열은 2회말 중전 안타, 3회말 좌전안타로 응수했다.

그러나 박은 5회초 공격에서 공필성으로 교체됐다. "롯데 벤치에서 박의 타율을 관리하고 있다" 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왔다.

둘은 원래 타격이 약한 선수가 아니다. 이종열은 LG의 대표적 스위치 히터로 지난 시즌 0.291을 기록하며 홈런도 9개나 쳤다. 박현승은 김응국과 함께 롯데가 자랑하는 호타준족형 타자.

1997년에는 3할을 넘길 만큼 날카로운 타격을 선보였고 통산타율도 0.279에 이른다.

이처럼 타격이 부진한데도 둘이 계속 기용되는 것은 팀에서는 소금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는 빼어난 2루 수비로 탄탄한 LG 내야진의 주축이다.

박도 2루와 3루를 넘나들며 전천후 내야수비를 보이고 있다. 둘은 안타 하나 하나에 필사적이다.

그러나 타격 꼴찌를 벗어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이는 주전탈락을 의미한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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