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자수정 제품 세계시장서 각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한국산 자수정(紫水晶)보석 제품이 중국 면세시장에서 각광받고, 미국에 직매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세계화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최대 자수정 가공업체인 ㈜아메스(옛 자일기업)는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 공항의 면세점에 진출한 뒤 한달여 만에 현지 보석부문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월 매출이 10만달러를 넘어섰다.

베이징 면세당국은 공항 보석코너의 13개 부스를 아메스 전용판매 코너로 배정했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보석제품을 따돌리고 베이징 공항의 보석코너를 석권한 셈이다.

아메스는 올해안에 상하이 등 중국 내 3개 공항에 면세점을 열기로 했다. 미국 디즈니랜드의 한국관에도 자수정 매장을 설치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자수정은 태백산맥 줄기 등 한반도 백두대간에 두루 매장돼 있어 북한과 합작 개발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으로 아메스측은 보고 있다.

김익환 사장은 "한국산 자수정의 품질이 세계적이며 자수정 가공 기술이 독일 등 선진국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며 "자수정을 세계적 관광토산품으로 키우겠다" 고 말했다.

국내에서 채취하는 자수정 원석은 철분 함유량이 높아 강도가 세고 색상이 잘 익은 포도주 빛깔로 투명도가 높아 보석 제품으로 손색이 없다고 金사장은 설명했다.

㈜아메스는 1969년부터 자수정 광산 개발→가공→보석제품 생산 등 일괄 생산 시스템을 갖춰왔다. 국내 7개 면세점 등 20여개의 직매장을 통해 지난해 1천3백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지난해 1백93개 나라에서 아메스 제품을 수입했는데, 이 가운데 일본인들이 전체의 55%를 구입할 정도로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아메스는 자수정 목걸이.반지.팔찌 등을 5천여가지의 디자인으로 만든다. 30년 넘게 자수정 원석을 확보해왔기 때문에 생산단가를 독일.일본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金사장은 "자수정 제품은 그동안 사치성 귀금속으로 분류돼 수출상품으로 대접받지 못했다" 면서 "그러나 국내에서 자수정 전량을 캐고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만큼 수출가득률이 1백%에 이르며, 정부도 최근 이런 점을 고려해 자수정 제품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고 말했다.

아메스는 지난해 11월 귀금속 업체로는 이례적으로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데 이어 '한국을 빛낼 제품' 으로 선정돼 문화관광부의 '웰컴 투 코리아' 공익광고 모델 기업이 됐다.

또 수출보험공사와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최우수 유망 중소기업으로 꼽혔으며, 국민대 테크노디자인 대학과 함께 '두뇌한국 21' 산학협동 업체로 선정됐다.

金사장은 "자수정은 유럽.중국 등의 왕족이 사용하던 귀금속의 하나로 행운과 건강의 상징물로 여겨왔다" 며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한국산 자수정 제품을 고부가가치 관광제품으로 만들겠다" 고 말했다.

고윤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